한국일보

`520일간 화성 모의여행’ 지원자 모집

2007-06-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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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ESA)은 19일 화성 탐사 우주선 시뮬레이션 장치 속에서 17개월을 지낼 지원자들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모의 우주선 승무원으로 선발된 6명은 모스크바의 한 연구소에 마련된 일련의 모듈 속에서 520일동안 한 발짝도 밖에 나오지 못한 채 일상 작업과 각종 실험을 하면서 다양한 모의 위기상황과 끔찍한 권태를 극복해야 하며 바깥 세계와는 40분 시차를 두고 연결되는 무선 통신으로만 접촉할 수 있다.

열차 컨테이너 9개를 이어 붙인 것과 맞먹는 550㎥의 공간에 갇힌 채 국제우주정거장(ISS) 승무원들이 먹는 것과 같은 포장식품을 주식으로 삼아야 하는 이들의 생존 경험은 장차 실제로 화성 탐사선이 발사될 경우에 대비해 승무원들이 겪게 될 심리적 문제들을 미리 파악하자는 것이다.


ESA 관계자들은 러시아 생의학문제연구소와 공동 실시하는 이 실험 참가자 가운데 4명은 러시아인, 2명은 ESA 회원국 출신이 될 것이라면서 오는 2008년 말이나 2009년 초 시작될 본격 실험에 앞서 각각 105일간씩 실시될 3단계 준비 실험에 예비인원까지 합쳐 각각 4명씩 모두 12명의 지원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SA는 선발 절차는 ESA가 실시하는 다른 우주인 모집과 같다. 다만 신체 건강보다는 심리적 요인과 스트레스 저항 능력에 더 큰 중점이 부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의 우주선 승무원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 갇혀 지내고 받는 대가는 하루 120유로(약158달러)의 수당이 고작이고 진짜 우주선 승무원들과 달리 명예를 누릴 전망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모집을 시작한 러시아 측에는 150명의 지원자가 몰려 왔으며 이중 19명은 여성이라고 밝혔다.

지구-화성간 거리가 가장 가까워질 때의 5천600㎞를 기준으로 하면 화성까지 가는데 250일, 화성에서의 임무 수행에 30일, 지구 귀환에 240일이 걸린다.

화성 탐사선 발사에는 수많은 기술적 난관이 도사리고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승무원의 심신 건강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은 오는 2018년 달 재착륙을 일단 실현시킨 뒤 화성 탐사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은 일정은 아직 정해 놓지 않고 있다.

(르 부르제 <프랑스> AFP.UPI 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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