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왕성, 최대 왜행성 지위마저 잃어

2007-06-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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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 행성 지위를 박탈당한 명왕성이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태양계 최대 왜행성 지위마저 잃게 됐다.

마이클 브라운 교수 등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과학자들은 지난해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 논란에 불씨를 지핀 소행성 에리스의 질량이 명왕성보다 27% 크다는 사실을 허블 망원경과 케크 망원경으로 확인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태양계의 막내 행성으로 사랑받던 명왕성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불화의 여신 이름을 딴 소행성 에리스가 등장하면서부터이다.


군신(軍神) 아레스의 동생인 에리스는 신과 여신들 사이에 끊임없이 갈등을 부추겨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데 천문학계에도 유례없이 격렬한 행성 논쟁을 불러 일으켜 결국 76년 동안 행성으로 사랑받아 온 명왕성을 왜행성으로 격하시켰다.

IAU는 `왜행성’이라는 분류체계를 새로 만들어 명왕성과 에리스, 그리고 카이퍼 벨트에 위치한 세레스 등 3개의 천체를 왜행성으로 분류하면서 명왕성에는 `소행성 134340’, 에리스에는 `소행성 136199’라는 새 분류명을 부여했다.

천문학계의 이런 결정은 에리스의 지름이 명왕성보다 70㎞ 크다는 허블 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에 따른 것인데 카이퍼 벨트에 위치한 에리스는 현재 태양으로부터 145억㎞ 떨어진 주기 560년의 타원형 태양 공전궤도를 돌고 있으며 `디스노미어’(신화 속 에리스의 아들로 무법(無法)이란 뜻을 갖고 있다)라고 불리는 위성까지 거느리고 있다.

학자들은 디스노미어의 타원궤도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에리스의 질량이 166억조㎏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에리스도 명왕성처럼 얼음과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에리스가 태양계 왜행성 가운데 크기 뿐 아니라 질량도 가장 크다면서 에리스가 안에서 새어나와 표면에서 얼어붙은 메탄 층으로 덮여 있을 것이며 희미한 햇볕으로 화학 변화를 일으켜 명왕성처럼 붉은 색을 띠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태양과의 거리가 명왕성보다 멀기 때문에 에리스의 표면은 주홍색인 명왕성보다는 노란 색이 더 많은 주황색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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