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성의 바닷물은 땅 속으로 쏟아졌다

2007-06-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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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부터 제기돼 온 `화성 표면 3분의1 바다’ 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마크 리처즈 교수 등 연구진은 곳에 따라 높이가 3천m에 이르는 높은 능선들이 먼 옛날엔 평평한 해안선이었으나 화성의 축이 크게 기울면서 높아진 것이라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주장했다.

일부 학자들은 1970년대부터 화성 북반구에 형성된 두 개의 긴 능선이 한때 해안선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했지만 비판론자들은 고대 바다의 부드러운 경계를 이루기에는 능선들이 너무 가파르고 높다며 수긍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화성의 바다가 최소한 20억년 전에 사라지긴 했지만 이는 바닷물이 모두 증발했기 때문이 아니라 언젠가 화성의 축이 북쪽으로 50도 가량 기울면서 물이 높은 곳으로 쏠렸다가 땅 속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각각 수천㎞에 달하는 화성의 대표적인 해안선 두 개 중 하나는 먼저 형성된 아라비아해, 다른 하나는 나중에 형성된 듀터로닐러스해를 담고 있던 것이며 아라비아해의 규모는 지구 남극해 담수량의 2~3배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화성의 축이 크게 북쪽으로 기울면서 듀터로닐러스해의 해안선이 드러났으며 바닷물이 땅 속으로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쏠림 현상이 일어난 경로가 발견됐고 이는 해안선의 변형과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많은 물이 증발하지는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화성의 땅 밑에는 아직도 저수층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행성이 자전할 때 가장 무거운 물질이 적도 쪽으로 쏠려 가장 안정된 지형을 만든다면서 지구의 적도대가 불룩한 것처럼 화성 적도대에 불룩 솟은 타리스 화산지역도 이런 원리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화성의 적도대 부근 표면이 구심력 때문에 비교적 평평하지만 바깥 쪽으로 가면 암석들의 탄력적인 운동으로 때로 바람빠진 풍선 표면처럼 군데군데 뭉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때 화성의 해안선은 적도 부근에 위치했으나 화성의 기울어짐에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 지금처럼 험준한 지형을 이루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들은 지구나 화성처럼 외각(外殼)을 갖고 탄력적인 운동을 하는 행성들의 고형 표면은 변형된다면서 예측가능하게 진행되는 변형을 계산함으로써 이들 능선이 한때 해안선처럼 평평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성이 기울게 된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아마도 맨틀층의 물질 분포 과정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 것 같으며 이 때문에 화성이 현재의 기울기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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