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떨어져도 금리 오르면 내집장만 먼 얘기

2007-06-14 (목)
크게 작게
집값 떨어져도 금리 오르면 내집장만 먼 얘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격은 내리고 있으나 금리가 오를 경우 무주택자들이 주택 장만의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사야할까 ?”
“더 기다려볼까 ?”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선회했지만 주택 구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주택장만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성 싶다. 부동산 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림에 따라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나 부동산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USC 러스크 부동산센터 라파엘 보스틱 부소장은 “일반적으로 말해 지금이 주택 구입을 위한 적기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사람들이 언제 부동산 가격이 바닥까지 추락한 후 안정세를 회복할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이 가격이 가장 싼 시기라면 사람들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어들 주택구입 시점놓고
‘지금이 적기인가’ 큰 고민
대부분 지역서 내림세이지만
일부 대도시 소폭상승 보이기도
모기지 심사 어려워지는 것도
무주택자들에겐 마음의 부담


LA 교외에 살고 있는 커트 몬투파는 현재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심드렁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경기가 더욱 악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보일 때 가파른 주택 가격 인상으로 주택 구입을 염두에 두지도 못했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몬투파는 요즘이 주택을 구입하기에 적기인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신문에 게재되는 부동산 광고를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주택 차압의 증가? 좋은 일이야. 돈에 쪼들리는 셀러들이 바이어를 찾지 못해 가격 인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더욱 좋은 일이지.
몬투파는 “누군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적으로 주택이 팔리는 시간이 장기화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많은 고급 주택 시장에서 칼자루는 바이어의 손에 넘어 온 것은 사실이다.
전국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1·4분기 샌디에고, 보스턴, 라스베가스, 피닉스, 호놀룰루 등 많은 도시의 기존 주택 가격은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기간 뉴욕, 시카고, 워싱턴 DC의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1.4%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수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동산 경기 침체를 틈 탄 주택 구입 추진을 미루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침체가 얼마나 오랫 동안 지속될지에 대해 의견이 상이해 위험한 결정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부동산 투자회사 노리스 그룹의 브루스 노리스는 “바이어들이 구입한 집에서 10년 이상 살 생각이라며 지금이 주택 구입의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파트타임으로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는 몬투파는 주택가격이 더욱 떨어지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그는 샌퍼낸도 밸리에 위치한 한 주택을 마음에 두고 있다. 가격이 50만달러까지 떨어지면 당장이라도 구입할 의향이나 가격이 65만달러 선에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다. 몬투파는 “현재의 시점에서 관망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말했다.
몬투파와는 달리 현재를 주택 구입의 적기로 여기고 주택 구입을 서두르는 사람들도 있다.

보스턴 교외에 살고 있는 중학교 교사 멜라니 스칼리스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지난 수년 동안 돈을 모았다. 매년 10% 이상 치솟던 주택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자 주택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모은 돈과 주택의 크기를 고려해 보스턴에서 40마일 떨어진 피츠버그에 위치한 콘도미니엄을 19만9,000달러에 구입했다. 그는 “시기가 좋았다. 가격은 내렸고 매물로 나온 주택이 많아 선택의 폭의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빅 시장을 벗어난 지역에서 현재 주택을 찾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최고의 옵션을 찾을 수 있다. 캘포니아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부동산시장 조사회사 집리얼티의 패트릭 래신키는 “최악의 경우 주택 가격이 보합세를 이루거나 계속 오름세를 유지할 곳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미 북서부 지역의 주택 가격은 열기를 잃지 않았다. 일례로 1·4분기 시애틀 광역지역 중간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12.3% 올랐다.
1995년 이후 가격이 3배나 오른 캘리포니아주 일부 광역 도시의 주택 매매는 한산해지고 있으며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년 동안 신규 주택 및 콘도미니엄 건설이 활발했던 리버사이드, 샌퍼낸도, 샌디에고 카운티의 주택 가격은 대폭 하락했다.
하지만 가격이 급락한다고 해도 주택 금리가 오른다면 바이어들이 부담 없는 월 페이먼트를 내고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는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연방 기금 금리를 올렸다. 연방 기금 금리는 그 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방 모기지 공사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달 30년 모기지 고정 금리는 6.2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3년 6월과 비교해 1.03% 포인트 오른 수치다.
추가적으로 금융 기관들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모기지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주택 구입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장만의 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차압되는 주택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희망을 두고 있다. 지난 4월 전국에서 차압된 주택은 전년동기대비 62% 급증했다. 주택 차압이 크게 늘어난 곳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네바다, 콜로라도, 코네티컷, 플로리다주 등이다.
캘리포니아주 라푸엔테에 살고 있는 기노 배라간은 최근 주택 차압 경매에 자주 참석하고 있다. 30만달러 미만의 콘도미니엄을 찾고 있는 그는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집이 매물로 나올지 눈을 크게 뜨고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