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물도 ‘개성’을 갖는다

2007-06-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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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신중한 침팬지들은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계획하며 충동을 조절할 줄 안다.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개성’이 동물에게도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대두되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에 따르면 특정한 과일파리는 다른 과일파리보다 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 겔프대 연구팀은 어떤 무지개송어의 경우 다른 개체보다 먹이를 구하는데 더욱 대담한 성향을 지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달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을 비롯해 최근 관련 연구성과들을 종합하면 새로부터 오징어, 거미에 이르기까지 60종 이상의 동물에서 개체 사이에 ‘개성’으로 볼 수 있는 행동유형의 차이가 발견됐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동물의 개성은 우연히 형성된 것이라기보다 복잡한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전략의 산물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과학적 연구성과는 개성을 연구하는데 동물실험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고 뉴스위크는 의미를 부여했다.

인간을 연구대상으로 삼을 경우 긴 수명으로 인해 연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데다 육체적 요소 외에도 복잡한 개인의 성향과 가치관, 능력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전자와 환경이 성격에 미치는 상호작용을 살피는 데 동물실험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큰 성과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흔치 않은 쌍둥이를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했으나 이제 대량 복제된 동물을 대상으로 더욱 용이하게 실험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외상과 주기적 피로, 우울증 연구에 이미 동물실험이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뉴스위크는 소개했다.


네덜란드의 행태생리학자 야프 쿨하스는 대장 쥐를 그보다 더 힘센 쥐가 있는 장소에 함께 두는 등 ‘패배 환경’에 처하게 한 뒤 관찰한 결과 인간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와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jb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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