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이탄, 지구의 미래 모습일지도

2007-06-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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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은 장차 지구 전체가 사막으로 변했을 때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것이라고 스페이스 닷컴이 과학자들의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타이탄의 표면은 완전한 미지의 세계였으나 지난 2005년 1월 탐사선 호이겐스가 짙은 대기권을 뚫고 2시간 반 동안 낙하하는 과정과 그 후 70분간 표면을 탐사하면서 보내온 방대한 자료는 타이탄의 대기가 원시 지구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타이탄 표면의 거대한 사구들과 건조한 표면 등은 먼 미래의 지구를 미리 보는 것 같다고 카시니-호이겐스 프로젝트를 공동추진한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및 이탈리아 우주국 과학자들이 행성우주과학지 최신호에서 밝혔다.


지난 1997년 발사된 분리형 탐사선 카시니-호이겐스는 지난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한 뒤 분리됐다. 이후 카시니호의 탐사작업은 NASA가 맡았으며 호이겐스의 운영은 ESA가 맡았다.

과학자들은 겨우 4시간 분량의 데이터지만 2년간의 분석 작업으로도 아직 정보를 다 캐내지 못했다면서 호이겐스에 탑재된 수많은 기기들이 수집한 자료는 보정과 교차대조를 거쳐야 비로소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이겐스의 분광계 영상은 호이겐스 착륙지점 북쪽의 밝은 고원지대에 극도로 험한 지형을 드러내고 있는데 여기에는 150~200m 높이의 가파른 능선으로 분리된 협곡들이 포함돼 있어 액체 메탄 성분의 비가 쏟아지면서 물길을 형성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지구의 사막에는 몇달, 또는 몇 년 간격으로 비가 오지만 태양과의 거리가 지구-태양간 거리보다 훨씬 먼 타이탄에서는 메탄이 증발해 폭풍 구름을 형성하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려 수백, 수천년 간격으로 극심한 폭우가 쏟아졌을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호이겐스가 표면을 직접 탐사하기 전까지 학자들은 짙은 스모그 같은 대기를 근거로 액체 메탄과 에탄 성분의 바다가 타이탄의 표면을 덮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종종 갑작스러운 홍수가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짙은 색깔의 적도대 벌판에서 설탕 입자 크기의 탄화수소 알갱이로 이루어진 최고 100㎞ 길이의 사구들이 발견됐다.

학자들은 타이탄 표면의 호수와 바다는 극지에만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 곳은 아주 차갑고 건조한 사막과 같다. 이 곳에는 바다가 없지만 언젠가는 지구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자들은 그러나 골짜기와 물길, 협곡을 만든 액체가 어디 숨어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으며 호이겐스가 최근 포착한 수수께끼의 음파가 타이탄의 깊은 지하에 숨어있는 바다의 존재를 가리키는 지 여부를 밝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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