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S에 대한 애플의 대반격

2007-06-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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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윈도와 호환되는 브라우저 `사파리’ 공개

아이팟(iPod)과 아이튠스(iTunes)의 성공을 기반으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인 PC운영체계와 브라우저를 겨냥, 대반격에 나섰다.

스티브 잡스는 11일(미국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07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07)’에서 MS윈도와 호환이 가능한 매킨토시 PC용 새 운영체제(OS)인 ‘레퍼드(Leopard)’와 브라우저 `사파리(Safari)’를 전격 공개했다.


특히 애플은 윈도와 호환할 수 있는 베타 버전(시험용) 브라우저인 사파리(3)를 언제든지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개발자들이 이를 이용, 오는 29일 미국에서 시판될 예정인 아이폰(iPhone)을 위한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애플의 이 같은 결정은 향후 시장점유율 80%에 달하는 MS의 브라우저 익스플로러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오픈소스 업체인 모질라의 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불여우)와 함께 향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모질라의 파이어폭스는 약 1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사파리도 4.9%를 기록, MS의 점유율을 협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스티브 잡스는 이에 대해 윈도 이용자들도 아이튠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음악시장을 석권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윈도 이용자들이 사파리를 다운로드받도록 하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오는 29일 미국에서 출시 예정인 애플의 휴대전화 아이폰을 위한 각종 응용프로그램의 개발도 허용됨에 따라 MS윈도 연동 방침과 더불어 기존에 마니아 중심의 시장에 머물러 있던 애플이 대중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더구나 애플의 아이폰은 최근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ITC)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퀄컴이 브로드컴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외국에서 수입되는 3세대 이동통신 휴대전화의 반입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 뒤 미국내 극성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플은 MP3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팟의 음악 콘텐츠 제공 사이트인 아이튠스도 사파리 입지 확대에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NPD 그룹에 따르면 지난 2월 아이팟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73.7%로 1위를 차지한 반면 MS의 MP3인 `준’은 2.3% 점유율에 그쳤다. 아이팟에 독점적으로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이튠스는 출범 2년 만에 곡 내려받기 횟수 5억건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새로운 운영체계인 레퍼드 역시 IT업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 운영체제인 맥(Mac) OS X에서만 사파리가 구동되도록 했으나 레퍼드가 출시되는 오는 10월부터 윈도 기반의 PC에서도 자사 브라우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스티브 잡스는 타임머신(Time Machine), 코브 플로(Cove Flow), 부트 캠프(Boot Camp) 등 새롭게 달라진 레퍼드의 10개 특성을 설명하면서 시장점유율 회복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 김세영 기자 rhe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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