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레마을 이야기

2007-06-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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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자라고 무르익어 가는 계절에……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어김없이 그 나무에 어울리는 열매가 맺히는 건 순전히 하나님의 은총이랄 수밖에는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수확한 매실은 두레마을에 머물러 있는 식구들을 즐겁게 했고, 지난주부터 150여 그루에서 본격 수확하고 있는 살구는 빛깔도 좋지만, 그 맛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합니다.
6월 중순께부터 수확이 예상되는 자두와 복숭아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고, 감꽃이 지고 난 자리에 매달린 작은 감 열매는 성장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사과도 올해는 많이 달렸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꽃을 피워 수확이 기대되던 체리는 무슨 연유인지 열매를 맺지를 않아서 궁금증만 더해갑니다.
새빨간 색상의 꽃으로 두레마을을 물들였던 석류는 이제 제법 큰 것이 아이들 주먹만하게 자랐지만 아직도 꽃은 계속 피고 있습니다.
저녁 무렵이면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향기의 주인공인 대추는 다른 나무와는 다르게 새로 뻗어가는 가지에서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만들어갑니다.
두레마을 식구들이 나무들에게 하는 건 가지치기하고 나무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는 일, 그리고 물주는 일이 전부인데 비해 나무들은 그 특성에 따라서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는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과 땅과 바람, 그리고 하늘의 태양만이 이 일을 한다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열매가 존재하는 건 하나님의 섭리가 그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농사하면서 얻는 것은 열매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대자연이 함께 돕는 일을 보는 것입니다.
두레마을은 서로 생긴 모양과 살아온 인생경험, 그리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모여 사는 공동체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지체되어 사는 우리 몸의 지체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지체되어 온전한 몸을 이루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는, 아직은 아름답다고 하기엔 이르지만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고 있는 작은 공동체인 것입니다.
각각 다른 색상이 서로 어울려서 아름다움을 만드는 무지개처럼, 우리들은 서로 다른 지체들에게서 내게 모자라는 그 무엇인가를 배우며 하루하루를 주님의 은총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초에는 제2회 ‘몸비우기’ 모임이 일주일간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잘 마쳤습 니다.
단식을 하면서 강의도 듣고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유지하는 법 등을 실질적으로 배웠습니다. 참여했던 이들이 좋아했던 건 커피관장뿐만이 아닙니다.
호흡기도는 몸과 마음을 바르게 유지해 줄 뿐만이 아니라 기도를 깊이있게 그리고 길게 해주는 것이기에 모두들 신기해 하며 좋아했던 것입니다.
건강체조는 몸을 손가락부터 발가락까지 온몸을 풀어주는 좋은 시간이었고 아침저녁으로 2시간30분 정도 하는 산책은 더운 날씨에 힘도 들었겠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고, 그외에 풍욕과 냉온샤워는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과일이 있는 5월에서 11월까지는 매달 마지막주에 과일만 먹으면서 하는 ‘몸비우기’를 할 계획입니다.
6월 7~9일은 제2회 사모수련회가 실시될 예정이고 8월 6~11일은 청소년 캠프인 ‘말씀과 노동학교’가 진행될 예정인데 9학년이상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자라고 익어가는 계절의 연속입니다. 마음과 영혼이 자라고 익어가길 기대합니다.

조규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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