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석이야기 - 블러드 다이아몬드

2007-05-26 (토)
크게 작게
얼마 전 왠지 직업상 봐야 할 듯싶어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란 영화를 봤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어찌나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던지. 화면 가득 전쟁과 인간의 욕망이 불러일으키는 끔찍한 참상,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고, 목숨을 구걸하며, 목숨을 부지하는 사람들. 아프리카의 부패한 정권이 다이아몬드의 채굴과정에서 저임금, 강제노동, 아동착취 등의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보석의 제왕이라는 다이아몬드가 역설적으론 피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
블러드 다이아몬드라는 영화의 제목은 핑크 다이아몬드라는 뜻과 함께 피의 다이아몬드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제목이라 하겠다. 영원한 아름다움의 상징 다이아몬드가 이런 어두운 이면을 갖고 있음에 반해 최근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컬러스톤은 보다 따스하고 인간적인 보석이다. 요즘의 보석 시장은 “add more color to your life”라고 아우성을 치듯 형형색색의 컬러스톤이 대인기다.
소주와 삼겹살, 치즈와 와인, 다이아몬드와 4C’s(color, carat, cut, clarity) 등은 궁합이 썩 잘 맞는 조합들이다. 근데 4C’s가 컬러스톤에도 해당될까. 대답은 예스다.
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컬러스톤에도 이 규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그렇지만 다이아몬드와 달리 4C’s 중에서도 컬러가 가장 중요해, 가치 결정에 제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루비를 선택할 때 ‘3고의 원칙’(짙고, 맑고, 밝고)을 얘기하는데 다른 컬러스톤 또한 짙고 밝고 내부는 맑을수록 좋다고 할 수 있다. 보석의 1캐럿은 0.2그램이다. 동일한 품질의 경우 희소성 문제 때문에 작은 것보다 큰 것이 캐럿당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컬러와 캐럿이 눈에 보이는 요소로 우리가 판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요소인 반면, ‘clarity’(투명도)는 안의 내포물(inclusion)과 연관된 문제로 보통 ‘불완전’이란 동의어로 생각한다.
좋은 품질의 컬러스톤은 선명함이 생명이므로 내포물이 가능한 없는 것이 좋다. 내포물은 보는 시각에 따라선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자연의 결정체란 증거이기도 하다. 오히려 그 내포물을 보고 천연인지 합성인지를 구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컬러스톤은 이런 이유 때문에 열처리 등을 하는데, 우리가 성형미인으로 살지 자연미인으로 살지는 극히 주관적인 문제이듯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하지만 이런 처리를 한 제품에 대해선 소비자가 구매하기 이전에 꼭 알아야 한다. 컬라스톤과 관계된 4C의 네번째는 커팅. 단순한 보석의 형태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미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잘 커팅된 것은 빛을 잘 반사해야 하며 밝고, 생기 있고, 깊이 있는 최고의 컬러를 이끌어내야 한다.

메이 김 <젠 보석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