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 들여다보기 - 공부 잘하는 자녀 만들기

2007-05-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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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참으로 치열하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선 낯선 이국 땅으로 온 가족이 이주하기도 하고, 기러기 가족으로 수많은 세월을 떨어져 살며 모든 부작용을 감내해 내기도 한다.
이민 부모들의 자나깨나 소원은 우리 아이 공부 잘하는 것 그래서 좋은 대학 가는 것이다.
부모의 허리가 휘어도 아이의 좋은 성적과 성공을 위해서는 엑스트라 비용을 들여가며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하게 한다.
그러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말한다.
부모가 너희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 다 너를 위해서니 너는 공부만 열심히 해다오. 그것이 무슨 어려운 부탁인가.
자녀가 공부 잘하고 성공하기를 꿈에도 소원하는가? 그렇다면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자녀의 학업성적과 성공은 아이의 지능지수나 과외공부에 많이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아이들의 지능은 거기서 거기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같은 시간을 얼마나 집중할 수 있으며, 좋은 성적을 얻고 싶은 동기가 있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과 꿈, 성공에의 희망이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이의 심리와 정신 건강상태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마음이 행복하고 정신이 건강한 아이는 그 잠재되어 있는 생명력이 새싹이 움트고 꽃피듯, 막을 수 없는 힘으로 표출되게 되어 있다.
부모가 항상 좌충우돌하며 싸우고, 아빠가 들어와서 언제 소리를 지를지, 엄마가 또 신경질을 부릴지 아이의 심정이 불안하면 아이는 공부에 집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하고 싶지도 않다.
또, 어떤 부모는 아이의 성격과 능력에 대해선 이해하려 하지 않고 아이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한다.
아이의 독특성은 인정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너는 왜 그 모양이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렇게 칭찬과 격려가 없으니 아이는 자신감을 잃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무슨 일에 꿈과 열정을 느껴 공부를 할 것인가.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 또 하나는 아이들이 부모 모르게 학교에서 당하는 마음고생이 크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삶에도 부모에게 말 못하고 스스로 견뎌 내야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은데 집에 와서도 위로 받기는커녕 부모의 닦달과 잔소리, 혹은 무관심으로 아이들의 가슴은 낙심과 분노로 멍들어간다.
아이의 두뇌능력은 떨어지지 않는데 성적이 안 좋은가? 아이의 가정환경과 심리상 태가 건강한가부터 살펴야 한다.
공부 잘하는 자녀를 원한다면 비싼 과외공부보다 먼저 아이의 환경을 평안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언성 높여야 할 부모들의 이슈는 아이들 안 보는 데서 해결하라. 주중에 손님의 잦은 방문이나 외출을 삼가고 방과 후 아이의 삶에 규칙적인 패턴을 갖도록 하라.
잘한 것은 아끼지 말고 칭찬하고 못한 것은 “다음에 잘하면 되지, 괜찮아”라고 격려 해 주라.
아이의 부족한 성적표를 보고 비난하기 전 부모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라.
내가 이 아이의 사랑과 인정받고 싶은 심리를 충족해 주었는지.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아이이다. 먼저 건강한 심리상태를 위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게 해주어야 한다.
(213) 500- 0838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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