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머니쥐 게놈 지도 완성

2007-05-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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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류 동물 주머니쥐의 게놈 지도가 완성돼 인간의 진화 역사와 질병 연구에 새로운 단서를 던져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노델피스 도메스티카(Monodelphis domestica)라는 학명을 갖고 있는 남미 원산 주머니쥐는 회색 빛깔에 짧은 꼬리를 갖고 있으며 피부 주머니에 새끼를 넣고 다니는데 위험이 닥치면 죽은 척 하는 몸길이 15㎝의 작은 동물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학 등 연구진이 3년에 걸쳐 완성, 네이처와 게놈 연구지에 동시에 발표한 주머니쥐의 유전자 지도는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와 비교해 두 그룹이 언제 어떻게 무슨 이유로 갈라져 나갔는 지를 밝히기 위한대규모 연구의 한 부분이다.

연구진이 주머니쥐를 선택한 이유는 포유류 중에서 유대류가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 때문이다.


이들의 새끼는 배아기의 매우 초기에 태어나 어미의 주머니 속 젖꼭지에 매달려서 태아로서의 발달 단계를 마친다. 이들은 면역 기능이 없는데도 더러운 환경에서 생존하며 척수가 완전히 절단된 경우에도 새로 자라나는 특이한 능력을 갖고 있어 인간에게도 이와 비슷한 기능이 존재하는 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주머니쥐는 또 인간 이외에 자외선 노출로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에 걸리는 유일한 포유류 동물이기도 해서 이번 연구로 인체의 악성 흑색종 치료 방법을 찾을 수있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주머니쥐와 인간은 약 1억8천만년 전 공동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으며 주머니쥐의 게놈은 인간을 비롯한 태생류 동물보다는 약간 적은 약 1만8천~2만개의 단백질 암호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집단의 큰 차이는 유전자 발현을 통제하는 DNA 염기서열에 있으며 인간 게놈에서 일어나는 통제 지시의 20%가 두 집단이 갈라진 뒤에 일어났다는 점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들은 유대류와 인간이 공동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이후 일어난 유전적 변화의 95%가 단백질 생성 DNA에는 개입하지 않고 유전자의 활동을 통제하는 DNA 염기서열에만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진화는 유전자 자체보다는 유전자 통제에 훨씬 많이 개입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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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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