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KAIST 연구진, 암 치료물질 발견

2007-05-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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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정종경 교수, ‘AMPK’단백질의 항암기능 첫 규명..네이처에 논문게재

그동안 당뇨병,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물질로 주목받아온 ‘AMPK’ 단백질이 항암 기능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AMPK를 이용한 새로운 항암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또 AMPK를 이용해 개발된 당뇨병 치료제 등 기존 약물의 항암 치료제로 활용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종경(鄭鍾卿.44) 교수 연구팀은 ‘AMPK’ 단백질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초파리 모델동물과 인간 대장암 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AMPK의 항암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날짜로 저명한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미국에서 특허출원 중이다.

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인간의 대장암 세포 내에 AMPK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그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암 세포의 비정상적 구조가 정상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AMPK 결손 초파리 모델에서 AMPK를 활성화하자 세포 구조의 정상화는 물론 염색체 개수도 정상화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AMPK가 항암 단백질 ‘LKB1’의 신호를 받아 세포 골격을 이루는 액틴 미세섬유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AMPK가 정상적인 세포 구조와 염색체 개수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이번 연구에서 밝혀낸 것이다.

정 교수팀은 또 이번 연구과정에서 AMPK 결손 초파리 동물모델을 처음으로 제작함으로써 AMPK 관련 질환인 암, 당뇨, 비만 등에 대한 향후 연구에 활로를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AMPK는 세포의 에너지가 부족하면 활성이 증가해 대사 관련 효소들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당뇨병,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 물질로 주목을 받아왔다.

실제로 AMPK의 활성을 높여주는 ‘메트포르민’이라는 약은 강력한 혈당강하 작용을 갖고 있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노화억제, 항암, 항염증 등 만병통치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레스베라트롤’도 역시 AMPK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따라서 이 같은 AMPK를 이용한 기존 약물이 항암 치료제로서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재평가 작업도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교수는 AMPK는 이미 당뇨병 치료제 등으로 개발돼 사용되고 있는 만큼 향후 항암제로 개발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임상실험 등 정상적인 과정을 거칠 경우 3∼5년내에 AMPK를 이용한 항암제가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을 통해 이뤄졌으며 ㈜제넥셀, 충남대 의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의 협력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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