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린 물고기 니모, 혼자서도 고향 찾아온다

2007-05-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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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인 어린 흰동가리는 길을 잃어 아빠를 기나긴 모험에 나서게 하지만 실제 자연 속의 흰동가리 새끼들은 혼자서도 태어난 곳을 잘 찾아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호주 제임스쿡대학의 제프 존스 교수 등 연구진은 파푸아 뉴기니의 작은 산호초에서 태어난 흰동가리와 나비고기 등 두 종류 물고기들의 이동을 추적한 결과 대부분이 파도에 휩쓸려 큰 바다로 나갔다가도 결국은 알에서 깨어났던 곳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들 물고기의 알이 워낙 작아 직접 이동경로를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어미 고기들의 몸에 무해한 바륨 동위원소를 주입해 태어나는 알에도 잔류하도록 한 뒤 관찰했는데 무려 60%나 되는 놀라운 회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이들이 어떻게 자기가 태어난 작은 산호초를 찾아오는 지, 얼마나 먼 거리까지 갔다 오는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출생장소에 관한 모종의 화학적 기억이 남아있는 것 같다면서 흰동가리와 나비고기 외에 다른 산호초 서식 어류도 이들처럼 높은 회귀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흰동가리는 회귀에 11일, 나비고기는 38일 정도가 걸렸으며 흰동가리 부모는 둥지에서 알을 극진히 돌보지만 나비고기는 알을 낳은 뒤에는 전혀 돌보지 않는 등 매우 다른 행태를 보이지만 회귀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면서 보다 일반적인 패턴을 찾기 위해 몸집이 더 큰 물고기종을 상대로 추가 연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의 시사점은 소규모의 어로 금지구역을 설정해 새끼들의 회귀를 보장하는 방법으로 남획 어종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학자들은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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