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넷은 나의 장터”

2007-05-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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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나의 장터”

최근 마이스페이스 등에 인터넷 매매 미니 홈페이지를 오픈해 전자제품을 사고파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인 청소년 온라인 거래 급증

셀폰·MP3·노트북, MySpace등 통해

토랜스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얼마 전 16세 고등학생 아들이 최근 출시된 고가의 ‘아이파드 비디오’(ipod video)를 지니고 있는 것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 용돈이 넉넉잖다고 평소 불평이 많았는데 수백달러에 달하는 전자제품을 어떻게 소유하게 됐는지 걱정이 앞섰다. 아들을 추궁한 결과 인터넷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 때 선물 받은 디지털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등을 판매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역시 인터넷 매매로 구입했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한인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성인들 사이에 주로 행해졌던 인터넷 거래가 청소년들을 타켓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들인 마이스페이스(MySpace),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 등이 활성화되면서 청소년들도 인터넷 매매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인터넷 거래는 개인 정보 유출 등으로 범죄에 노출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자제품구입소비자협회(Consumers Electronics Asso ciation)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들은 평균 35개 종류의 전자제품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셀폰, 휴대용 컴퓨터, MP3 플레이어는 물론 게임 콘솔, PDA, 블랙베리, 디지털 카메라 등 수십개의 전자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제품들을 사고팔면서 수익을 올리는 청소년들도 크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인터넷 매매는 청소년들에게 소비자 경제의 흐름을 미리 알려주는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부모의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단체 ‘KeepSafe.org’ 마살리 행콕 홍보관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눈에 들어오는 돈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 유출 등 기본적으로 인터넷 매매를 할 때 주의할 점을 생각하지 않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협상이 이뤄지면 운송비를 절약하기 직접 만나서 물건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바이어가 갑자기 범죄자로 돌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의 인터넷을 통해 거래를 할 때 개인의 전화번호, 소셜번호, 사진, 이메일 주소 등을 상대방에게 전달하지 말 것 ▲노트북 컴퓨터나 셀폰을 팔 때 개인 정보를 모두 삭제 할 것 ▲페이팔(PayPal), 구글(Google) 등 개인 크레딧 카드나 체킹 구좌 정보를 바이어에게 유출하지 않는 인터넷 거래 시스템을 이용할 것 등을 권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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