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맥주거품의 비밀, 수학으로 푼다

2007-05-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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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 맥주를 잔에 부으면 거품이 금방 사라지지만 기네스 맥주의 거품은 잔이 빌 때까지 뭉게구름처럼 남아있다.

BBC 뉴스 인터넷판은 미국 수학자들이 잔에 부은 맥주의 거품이 어떻게 변할 지를 예측하는 공식을 개발했으며 이 공식은 맥주 뿐 아니라 물질의 성질을 향상시키는 야금 기술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팩퍼슨 등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맥주 거품은 금속이나 세라믹처럼 거품 방울들이 액체로 분리된 채 연결망을 이루는 다공질 구조이며 거품의 벽은 표면 장력에 의해 이동하는데 그 이동속도가 거품 방울의 곡률과 비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동의 결과로 거품 방울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조가 성기어져 거품이 가라앉고 마침내는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1952년 존 본 뉴먼이 다공질 구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2차원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개발한 공식을 더욱 발전시켜 3차원은 물론 4, 5, 6차원에서도 적용되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뉴먼의 공식이 보다 고차원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을 입증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연구진은 맥주 윗부분의 작은 거품은 줄어들고 큰 거품은 커진다. 큰 거품도 결국은 꺼지지만 그 이유는 약간 다르다. 지구에는 중력이 있기 때문에 거품 벽 안 쪽의 액체는 맥주 속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고 이 때문에 벽이 점점 얇아져 터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의 이론은 하나하나의 거품이 어떻게 변할 것인 지를 예측하는 것이고 여기에 물질의 성질까지 첨가하면 최종 공식이 된다. 맥주의 경우 거품방울 벽 안쪽 액체층의 가스 열확산률과 표면장력을 이용해 하나하나의 거품이 어떻게 변할 것인 지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공식이 금속과 세라믹 등 다른 물질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금속과 세라믹 등 대부분의 공학 처리 물질은 맥주 거품처럼 경계로 분리된 많은 작은 결정체 알갱이들로 이루어진 다결정체라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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