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호킹 박사, 무중력 곡예 8번이나 즐겨

2007-04-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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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묶여 사는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65) 박사가 26일 고대했던 무중력 체험선에 탑승해 자유로운 몸으로 무중력 상태를 체험했다고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호킹 박사는 이날 무려 8차례나 무중력 곡예를 즐긴 뒤 지상에 내려와 놀라운 경험이었다. 무중력의 순간은 경이로웠으며 중력가속도가 높아질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물론 그 유명한 컴퓨터 합성음을 사용해서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으로 전신마비 상태인 호킹 박사를 우주로 초대한 미국의 민간 우주관광회사 `제로 그래버티(ZG)’사의 피터 디어맨디스 대표이사는 비행 전 기자회견에서 호킹 박사가 무중력 상태에서 30초만 떠다닌다면 성공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ZG사의 영업 담당 이사이자 호킹 박사의 코치 중 한 명인 노아 맥마혼은 호킹 박사가 예정보다 두 차례 많은 무중력 유영을 즐겼다면서 가만 놓아두면 더 날아다닐 태세였다. 그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디어맨디스는 우주 여행을 다음 목표로 정한 호킹 박사가 이날 무중력 상태에서 의료진의 예상보다 훨씬 잘 적응했으며 한 번은 체조 금메달 감이 될만한 몸 뒤집기 묘기까지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도합 4분간의 무중력 상태는 저궤도 우주선에서 체험할 수 있는 최대한도였다고 밝혔다.

팔다리를 모두 보호장치로 감싼 호킹 박사는 보잉 727기를 개조한 무중력 체험선에 의사들과 간호사들, 보조자들과 함께 탑승해 특수 쿠션 위에 기대 앉은 자세로 무중력을 체험했다.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출발한 ZG 무중력 체험선은 곡예 비행 후 2시간 만에 돌아왔다.

비행기는 9천600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2천400m를 수직 강하하는 포물선 비행으로 25초씩 무중력 상태를 만들어 내며 그 때마다 승객들은 두툼한 보호벽이 둘러진 객실에서 둥둥 떠 다니게 된다.

호킹 박사는 이날 비행 전 기자회견에서 나는 근 40년을 휠체어에 묶여 살았지만 우주 비행을 평생 소원해 왔다. 나처럼 근육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 무중력상태는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지구상의 생명체들은 갑작스러운 지구온난화나 핵전쟁, 유전자공학으로 탄생하는 바이러스 등 날로 커지는 위험으로 말살 위협을 겪고 있다면서 나는 우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고무시키고 싶다. 무중력 비행은 우주 여행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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