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랑스는 전철과 기차의 나라

2007-04-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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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프랑스는 전철과 기차의 나라
전철역과 기차역이 서로 붙어있어 교외 주민 출퇴근 편리

파리의 69번 버스


여행사를 따라 다니지 않고 혼자 유럽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우선 파리의 지하철 타는 법부터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파리의 지하철 시스템은 유럽에서 가장 복잡하고 편리하기 때문에 이것만 익혀 놓으면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는데 자신감이 생긴다. 예를 들면 파리의 지하철은 교외 노선을 합하여 17개 노선이나 되어 복잡하지만 로마는 A와 B노선 밖에 없어 아주 간단하다.
미국을 자동차의 나라, 이탈리아를 버스의 나라라고 부른다면 프랑스는 전철과 기차의 나라다. 전철역과 기차역이 서로 붙어있어 바로 갈아탈 수 있다. 미국의 지하철은 SUBWAY, 영국은 UNDERGROUND로 표시 되는데 비해 파리 지하철은 METRO(사진)라고 표시된다. 여기에 교외와 연결되어 있는 RER이라는 철도노선이 있다. 그리고 SNCF라는 장거리 기차노선이 또 지하철과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편리하기 때문에 위성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 새벽부터 지하철 정거장은 인파를 이룬다. 이것 또한 파리 관광거리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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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북쪽의 파리에서 남쪽의 마르세이유까지 비행기로 2시간30분 걸리는데 비해 기차는 5시간 걸린다. 파리 시내에서 공항 나가는데 1시간 걸리고 까다로운 짐 검사를 고려하면 프랑스 내에서는 기차 타는 것이 훨씬 편하다. 떼제베(TGV)와 같은 초고속 열차가 왜 프랑스에서 생산되는지 이해가 간다.
런던과 마찬가지로 파리도 지하철이 드골 공항에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공항에서 지하철 표 사기가 까다롭고 짐을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공항에서만은 에어 프랑스 리무진 버스를 타고 시내에 들어오는 것을 권하고 싶다. 지하철은 9유로(12달러), 리무진은 13유로니까 가격도 별 차이 없다(택시는 100달러 정도다). 에어 프랑스 리무진을 타면 개선문 광장과 몽파르나스 등 두 곳에서 내릴 수 있는데 여기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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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 플라스 드 클리시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파리 시민들. 17개의 노선이 있고 200미터마다 지하철역이 있어 어느 곳에나 갈 수 있다>

파리는 200미터 간격으로 지하철역이 있기 때문에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 그리고 관광객은 메트로 티켓을 한 장씩(1.35유로) 사지 말고 ‘모빌리스’나 ‘파리 비지뜨’(2일간 15유로)라는 패스를 사면 지하철과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파리 시내 관광지를 중점적으로 돌아다니는 ‘파리 비종’이라는 오픈버스가 있지만 값이 비싸고(25유로) 운행시간에 제한이 있다. 파리를 돈 안들이고 구경하는 비결은 69번 버스를 타는 것이다. 이 버스는 세느강을 따라가는 노선인데 에펠탑에서부터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성당까지 골고루 들르며 특히 파리의 먹거리 골목이라고 할 수 있는 ‘마래’(유대인촌도 여기에 있다)도 지나가기 때문에 패스를 가진 사람은 아무 정류장에서나 승하차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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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는 기차역. 기차 타기가 편리하기 때문에 아파트 값이 싼 교외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에 소매치기가 많다면서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출퇴근 시간 지하철이 만원일 때 조금만 조심하면 된다. 이들은 청소년이나 집시 여자들로 이루어진 좀도둑이지 미국처럼 권총을 든 강도가 아니기 때문에 무서워할 정도는 못된다. 그리고 지하철을 몇 번 타보면 누가 소매치기인지 대략 감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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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지하철의 명물 바이얼린 연주. 이들은 걸인과는 전혀 다르고 음악연주 수준도 상당하다. 샤타레이 등 복잡한 역에는 10인조 밴드까지 등장한다>

<이 철 / 이사>
c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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