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초의 나무는 키 큰 야자수 비슷

2007-04-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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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는 10m 가량의 키에 오늘날의 야자수처럼 생겼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뉴욕주립박물관 연구진은 137년 전 뉴욕주 캣츠킬 산맥의 길보어에서 발견된 3억8천500만년 전 나무 밑둥치 화석과 지난 2004년과 뉴욕주의 한 사암 채석장에서 발견된 같은 종 나무의 커다란 수관(樹冠), 이듬해 발견된 길이 8.4m, 무게 200㎏의 나무 몸통 부분 화석 등을 토대로 이 나무의 원래 모습을 재구성,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최초의 나무 화석이 발견된 지 137년 만에 처음으로 전모를 드러낸 나무는 곁가지 없이 위로 쭉 뻗어 올라 꼭대기에 오늘날의 나무 고사리처럼 생긴 양치류 잎줄기들이 옆으로 퍼져 수관을 이루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병 닦는 솔처럼 생긴 이런 나무 형태가 숲의 다른 나무들을 뚫고 높이 솟아 햇빛을 받기 위한 것이며 근계(根界)는 작고 포자로 번식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학자들은 `워티저’(Wattieza) 종으로 분류되는 이 나무가 육지 식물의 진화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3억9천700만~3억8천500만년 전 데본기 중엽에 살았으며 이 시기에 식물의 온갖 번식 전략과 광합성을 하기 전의 잎 형태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육지에 동물이라곤 곤충과 거미, 갑각류 등 작은 절지동물이 전부였으며 공룡은 이후 1억4천만년이나 지나 등장했다. 육지에 살 수 있는 최초의 척추동물인 파충류도 양서류도 없었고 공중을 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 연구는 초기 나무의 전체적인 크기와 형태를 보여주는 최초의 것이자 지구가 서서히 숲으로 덮이게 된 과정을 밝혀주는 최초의 연구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최초의 숲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나무들은 작은 식물과 곤충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미소(微小)서식환경을 만들어 내고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해 토양을 만들어 지구 자체를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워티저 숲의 등장은 기후를 급격히 바꾸고 육상 동물과 곤충들의 서식 환경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흡수함으로써 기온이 떨어져 지구가 점차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띠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된 나무로는 데본기 말엽인 3억8천500만~3억5천900만년 전의 `아르카이옵테리스’가 기록을 보유해 왔다.


아르카이옵테리스는 워티저와는 아주 달라 침엽수처럼 생겼고 잎이 무성한 가지와 큰 근계, 몸통에서 뻗어나와 오래도록 사는 곁가지 등을 갖고 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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