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왜 내집은 안팔리지 ?” 따져볼 사항

2007-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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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팅 기간 끝나가는데
바이어들은 입질도 없고…

집 내 놓은 지 거의 90일이 돼 가는데 바이어들은 전혀 입질조차 없다. 리스팅 계약기간은 만료돼 가는데 집이 팔릴 아무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용단을 내려야 한다. 시장에 내 놓은 집을 다시 거두어들이고 좋은 때를 기다려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팔려고 작정한 홈 오너들에게는 현실적인 방안이 못된다. 바이어들이 묻는 첫 질문이 “그 집이 시장에 얼마나 오래 나와 있었는가”이다. 시장에 나온 지 오래 됐다면 집에 무슨 문제가 있든지 아니면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잘못 매겨져 있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집을 시장에 내놓고 마음대로 시간을 끌어도 될 형편이 아니라면 옵션은 3가지 밖에 없다. 같은 에이전트와 리스팅 기간을 연장하든지, 다른 에이전트와 계약하든지, 아니면 자신이 직접 팔아야 한다. 그러나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기 전에 곰곰 따져봐야 할 일이 있다. 왜 내 집은 팔리지 않았는가. 이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판매 최대 걸림돌
집단장 돌아보고 ‘마케팅 플랜’도 점검을
에이전트 바꾸거나 자신 직접 나설수도


■가격이 적정한가

집이 안 팔리는데는 대개 3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 데이빗 낙스는 말한다.
마케팅 플랜이 나쁘거나 없는 경우, 집이 판매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경우 집은 팔리지 않게 된다.
먼저 가격. 잘못 책정된 가격은 판매를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바이어들은 자신이 설정한 가격대의 주택 중에서 좋은 집 순서대로 살펴보게 되는데 지나치게 높게 가격이 매겨질 경우 바이어에게 집이 보여질 기회가 없어지게 된다. 같은 가격대의 여러 주택에 비해 어필하지 못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잠재적인 바이어들은 그런 집들을 결코 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낙스는 말한다.
가격을 제대로 붙여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가격이 잘 못 매겨지면 초장부터 일이 꼬이게 된다. 집이 팔리느냐 오래 끄느냐는 매물로 올리고 난 첫 몇 주 사이에 결판이 난다. 적정 가격 설정과 초기 마케팅은 그만큼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바이어들은 시장에 나온 지 첫 주가 되는 새 리스팅부터 찾아 보기 때문에 초반에 눈에 띄지 못하면 집을 팔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는 넘어가게 된다. 그 뒤부터는 입질이 뜸해진다.
그러면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매겨졌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매물 가격은 대부분 에이전트가 비교시장분석을 통해 정하게 되는데 이것이 올바른지는 잠재적인 바이어들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비교시장분석이란 자신의 집과 비슷한 인근의 주택이 지난 몇 개월간 어떤 가격으로 팔렸는지를 비교해서 가늠해보는 방식인데 매물의 가격을 정할 때 흔히 쓰는 방식이긴 하지만 잘못을 초래할 소지도 많다. 인근 비슷한 주택의 가격은 이미 과거의 숫자이며 또 집은 모두 다 특성이 있고 다르기 때문에 매물 가격에 대해 실제로 바이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훨씬 중요하며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 사이 시장이 올랐을 수도 내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 단장은 제대로 됐는가
집이 안 팔리고 있다는 것은 집의 상태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어떤가를 보여주는 면도 있다. 집이 가격에 맞는 품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기본적인 단장은 필수다.
이 점과 관련, 집의 주거 컨디션과 보여주는 것은 별개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것에서 나아가 보기에 매력적이어야 한다.
집을 매물로 올려놓았는데 페인트나 청소도 말끔하게 안 된 상태라면 지금이라도 분주히 움직여봐야 할 것이다.

■마케팅 플랜
가격도 알맞고 집도 보기에 말끔하게 단장돼 그럴듯한 매물로 손색이 없는데 이상하게 팔리지 않는다면 마케팅이 적절치 못해서 그럴 수 있다.
좋은 에이전트라면 비교 마케팅 분석을 통해 완벽한 마케팅 플랜을 짜 줄 수 있다. 만약 그런 플랜을 마련해 주지 못하는 에이전트라면 배를 바꿔 타야 할 것이다.

■재조정
에이전트가 약속했던 판매 작전을 모두 이행했는데 오퍼 하나 들어오지 않는다면 전면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
가격을 내리는 용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만약 가격을 내기로 했다면 마케팅도 달라져야 한다. 가격을 내리면 매물이 멀티플 리스팅 시스템에서 처하게 되는 위치도 달라지게 된다. 이전과는 다른 바이어 그룹에게 어필해야 한다.
에이전트도 바꿔야 할지 모른다.
자신이 직접 팔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마케팅 플랜은 확실해야 한다. 좋은 마케팅 플랜에는 오픈하우스(바이어뿐 아니라 다른 에이전트를 위한 오픈하우스)와 광고 스케줄, 브로셔, 우편 등 판촉물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또 요즘 바이어들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서치하기 때문에 매물을 인터넷에도 올려야 한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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