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타이밍’

2007-04-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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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서 월스트릿과 부동산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서브프라임 융자에 관한 것이다. 2월말 까지만 해도 1월 중순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호황조짐이 점차 확산되어 작년의 부진을 넘어 다시 2004-2005년에 가까운 매매를 기록하지 않을까 하는 성급한 기대마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언론에서 연일 서브프라임 융자회사의 위기론과 융자의 위험성이 거론되고, 개스값 마저 다시 상승하자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부동산관련 종사자들은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러한 마켓의 불투명성은 세금보고가 끝나고 1년중 가장 성수기인 5월초가 되어야 방향이 결정될 것 같다. 다만 부동산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 이번 서브프라임 융자 문제와 전반적인 미국경제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면 모를까, 부동산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의 생명은 누가 뭐래도 타이밍이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어떠한 요소 하나, 하나가 모여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누구나 미래를 예측하고 좋은 타이밍을 알고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문가는 이 타이밍을 과연 맞출 수 있는가?
대답은 일반 사람들 보다는 확률은 높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타이밍을 정확히 맞춘다면 부동산 종사자들이 제일 먼저 그리고 많이 매매를 하고 수입도 늘렸을 것이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부동산 종사자들도 그다지 만족된 결과를 못 얻는 것을 볼 때 타이밍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다른 투자와 달리 부동산의 타이밍은 적어도 몇 년은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장기적인 것이기에 더욱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례 중에서 최근에 있었던 한 가지 타이밍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올해 초 한 노부부를 만났다.
한창 부동산 마켓이 오르고 있던 2003년에 너무나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주변사람들 말에 집을 팔고 조금 떨어지면 다시 구입할 생각으로 라카냐다에 있는 주택을 60만달러에 팔고 아파트로 이사 간 분이었다.
그러나 집을 팔자마자 집값이 머지않아 하락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집값이 오르자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하고 마음 편히 있다가 부동산가격이 2배 이상 오르자 이러다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싶어 2년 후에 무리해서 2003년에 매매한 집보다 작은 집을 140만달러에 사셨다고 한다. 그러나 작년부터 이 집값이 120만달러로 내려가자 또다시 가격이 오르는 것 같은 속도로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파실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셨다.
위에 이야기는 단지 그분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주택구입과 매매에 관한 타이밍에 관한 고민일 것이다.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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