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늘에 해 둘 뜨는 행성 흔할지도

2007-03-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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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에서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사는 타투인 행성에는 두 개의 태양이 뜨고 진다. 관객들은 SF 영화라 그러려니 생각하지만 실제로 두 개 이상의 태양을 가진 행성은 단 하나의 태양을 가진 행성 만큼이나 흔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가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데이비드 트릴링 박사 등 연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을 이용, 69개 쌍성계를 관찰한 결과 이들 쌍성계 역시 하나의 별만 존재하는 단일항성계처럼 별을 형성하고 남은 물질들로 이루어진 먼지 원반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환경은 중력의 상호 작용이 더 복잡하긴 하지만 행성 탄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며 또한 우리 태양처럼 밝은 별의 대부분은 최소한 한 개의 짝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주에는 두개 이상의 태양을 가진 행성들이 수없이 많으리란 것이 연구진의 추론이다.


이들은 지구로부터 50~2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우리 태양보다 질량이 크고 나이가 젊은 쌍성계 69개를 관찰한 결과 이 가운데 40%에서 먼지 원반을 발견했다.

이는 단일항성계의 경우보다 약간 더 높은 비율이며 따라서 단일항성계에 비해 최소한 같은 수준의 행성 탄생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한편 먼지 원반의 대부분은 두 별 사이의 거리가 50 AU(천문단위: 1AU는 지구-태양간 거리) 미만인 이른바 `근접쌍성계’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50 AU 사이의 쌍성계에서는 먼지 원반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런 곳에서는 상호 중력이 파편들을 먼 우주로 밀어내 행성 형성이 되지 않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두 별 사이가 0~3 AU인 쌍성계 가운데 60%에서는 원반이 발견됐는데 이 경우 하나의 원반이 두 개의 별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원거리 쌍성계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50~500 AU 거리의 쌍성계에서는 먼지 원반이 두 별 가운데 한 개만 돌고 있다.

지금까지 두 개의 태양을 가진 것으로 학계에 알려진 50개의 행성은 모두 두 별 사이 거리가 1천AU 정도인 원거리쌍성계에 속해 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단일 항성보다는 근접쌍성계가 행성 형성에 더 좋은 조건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근접쌍성계에 먼지가 더 많아 쉽게 발견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트릴링 박사는 스타워즈의 풍경은 천문학적으로 조금도 틀리지 않은 것이라면서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에서 본다면 하나의 태양에 이어 또 다른 태양이 나타나게 될 것이고 낮에는 좀 더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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