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유동물 등장, 공룡 멸종과 무관

2007-03-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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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포유류와 멸종한 고대 동물들과의 관계를 밝힌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 결과 포유동물의 진화는 공룡이 멸망한지 1천만~1천500만년이나 지나 본격적으로 일어났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됐다.

이는 6천500만년 전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망하자 그때까지 숨죽이고 있던 소수의 포유동물들이 급속히 진화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는 종전의 학설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독일과 영국, 미국 등의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포유동물 4천500여 종의 DNA와 멸종한 동물들의 화석을 이용해 사상 최대규모의 포유동물 가계도를 작성했는데 여기서 공룡 멸종 직후 오늘날 포유류의 조상들이 폭발적인 진화를 일으켰다는 아무런 증거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슈퍼트리’로 불리는 이 가계도에 따르면 현존하는 주요 포유동물 그룹이 처음 등장한 것은 소행성 충돌이 있기 수천만년 전이었으며 이들은 대재난에서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은 멸종된 포유류의 파생종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지구가 다시 따뜻해진 에오세에 접어들면서부터 비로소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공룡은 2억2천500만년 전부터 소행성 충돌 때까지 지구를 지배했으며 최초의 포유류가 등장한 것은 약2억2천만년 전, 현존하는 포유류의 직계 조상이 나타난 것은 약 1억2천500만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슈퍼트리에 따르면 포유동물이 급속히 분화한 시기는 9천300만년 전과 에오세 초기인 5천500만~5천만년 전 두 차례이며 이 두 시기는 공룡의 멸종과는 관련이 없다.

9천300만년 전 첫 폭발기에는 태반류와 유대류, 단자류(오리너구리처럼 알을 낳는 포유류) 등 주요한 현존 포유류가 등장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현재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있는 계통에 속한다.

두번째 폭발기는 포유류의 황금기로 영장류와 설치류, 유제류 등 현존하는 많은 동물들의 조상이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시기이다.

10년 이상 걸려 작성된 슈퍼트리는 현존하는 포유동물 4천554종 가운데 4천510종의 진화 역사를 보여주지만 현대 포유류가 급증하는데 어째서 그처럼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는 아직 의문으로 남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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