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숭이도 돌 부딪치는 음향 효과 학습

2007-03-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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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이 브라질의 원숭이들에게서 사람의 문화와 흡사한 돌 두드리기 행동을 발견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안토니아 무어러 박사 등 연구진은 브라질 북동부 세라 다 카피바라 국립공원에서 흰목꼬리감기원숭이(카푸친)들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이들이 돌들을 맞부딪쳐 경고음을 냄으로써 포식자의 접근을 막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국제 영장류 학술지 `폴리아 프리마톨로지카’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원숭이들이 상호 학습을 통해 이런 기술을 습득하며 집단의 새 구성원에게도 이런 기술을 가르친다고 밝혔다.


먹이를 찾는데 돌을 사용하는 기술은 사람이 아닌 영장류에게서 흔히 알려진 것이며 원숭이들은 돌을 사용해 견과류의 껍데기를 깨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숭이들이 포식자를 쫓아 버리고 동족에게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큰 소리를 내는데 돌을 사용한다는 것은 처음 발견된 행동이자 사람의 `문화’에 근접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무어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그가 여러 그룹의 원숭이들에게 접근하자 원숭이들이 알맞은 크기의 돌을 골라 바위 표면에 대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마구 두드려대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가 원숭이들에게 접근하는 빈도가 잦아질 수록 이들의 돌 두드리는 행동은 줄어들었다.

무어러 박사는 또 어른 원숭이들과 어린 원숭이들이 자신의 존재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돌을 맞부딪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는 어린 것들이 어른들로부터 배운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이 붙잡아 두었던 원숭이들을 풀어 줘 관찰 대상 원숭이들에게 돌아가도록 하자 이들 역시 돌 두드리는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어러 박사는 물체들을 부딪치는 것은 흰목꼬리감기원숭이들의 타고난 행동이지만 야생 집단에서 이런 행동은 먹이를 찾는 과정에서만 관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돌들을 맞부딪치는 행동은 사회적으로 학습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독특한 행동이다. 주변에 돌이 있는데도 이런 행동을 보이지 않는 카푸친 집단이 있다는 것은 돌 두드리기가 연구대상 집단의 사회적 전통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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