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네바 레망호수에 등장한 `도룡뇽 로봇’

2007-03-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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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뭍에서 활동..척수는 도룡뇽, 신경계는 칠성장어 모방

`도룡뇽’에서 착상해 수중에서 헤엄치는 동시에 육상에서도 걷거나 기어다닐 수 있는 로봇이 최근 스위스와 프랑스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만들어졌다.

로잔의 스위스 연방공대와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연구소는 양서류의 척수를 모방한 시스템에 의해 제어되는 `살라만드라 로보티카’라는 로봇를 제작한 뒤, 이를 제네바 레망 호수에서 시험을 하고 있다고 스위스 언론이 18일 전했다.


85㎝ 길이의 이 로봇은 서로 이어진 9개의 노란 플래스틱 몸통으로 이뤄져 있고, 각각의 몸통에는 배터리와 마이크로 제어장치가 포함돼 있어 마치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언론은 덧붙였다.

이 로봇을 만든 목적은 물속에서 헤엄치기 위해 발달된 척수가 어떻게 육지에서 걷거나 기어다니는데 필요한 또 다른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지를 이해하고자 하는데 있었다고 공동 연구팀은 밝혔다.

오크 장 이스페르 로잔 연방공대 연구팀장은 도룡뇽이 진화의 관점에서 열쇠를 쥔 동물이어서 도룡뇽을 골랐다며 그 것은 수중 이동에서 육상 이동으로 이행하는 최초의 포유류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칠성장어를 모델로 기본 신경 시스템을 디자인한 뒤, 그 디자인은 어떻게 걷거나 기어다니도록 제어하는 신경 시스템으로 진화시킬 수 있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변형 과정을 거쳤다.

10개의 모터로 추진되는 이 로봇에는 몸통을 따라 4개의 회전 다리들 및 6개의 관절이 있으며, 간단한 전기 신호들을 통해 그 속도와 걸음걸이, 방향 뿐만아니라 헤엄치다가 걷는 동작으로 바꾸는 것 등이 제어된다.

칠성장어의 경우 상뇌(上惱)에서 척수로 보내지는 신호들과 유사한 전기 신호들은 이 로봇에서는 노트북 컴퓨터로부터 로봇으로 전달된다.

공동 연구진은 이 로봇이 수색구조 활동이나, 척수 손상을 알아내는데 활용되는 등 앞으로 여러가지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페르 팀장은 우리는 현재 더욱 헤엄을 잘 치는 3번째의 모형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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