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누아투서 고대 엽기 공동묘지 발굴

2007-03-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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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에서 목 없는 유골들로 가득한 3천년 전의 공동묘지가 발견돼 이 지역 주민들의 이동 경로가 밝혀질 지, 이처럼 기이한 문화의 배경이 무엇인 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바누아투를 구성하는 뉴 헤브리디즈 제도의 섬들을 조사하고 있는 고고학자들은 이들 유골이 최초의 정착민 라피타인들의 것이며 DNA 분석을 통해 얼마나 많은 주변 섬들에 이들이 거주했는 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굴단장인 호주 국립대학의 매튜 스프릭스 교수는 바누아투와 서(西)폴리네시아 지역은 모두 라피타 문화가 처음 정착한 곳이지만 두 지역 주민들은 아직까지 설명되지 않는 유전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누아투의 공동 묘지에서 발견된 일부 유골들은 머리와 몸통이 각각 다른 섬 사람들의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독특한 매장 양식을 밝혀내면 이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매장된 모두 70구의 머리 없는 유골들과 7개의 두개골 및 희귀 항아리들이 여러 발굴 시즌에 걸쳐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35구의 유골은 최근에 발견됐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처럼 기이한 유골들의 모습이 희생 의식이나 잔인한 풍습 때문이 아니며 죽은 사람들이 처음엔 머리와 몸통이 온전히 붙은 채로 안장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라피타인들은 머리에 영혼이 들어 있다고 믿어 시신이 썩은 뒤 두개골만 분리해 두개골 사당이나 집안에 모셔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발견된 시신의 몸통과 두개골이 한결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들반들하게 잘 손질된 일부 두개골들은 매장 후 한참 지나 역시 머리가 없는 다른 유골의 가슴 위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DNA 분석 결과 일부 두개골과 몸통들은 바누아투가 아닌 다른 섬 사람들의 것으로 밝혀졌다.


스프릭스 교수는 지금까지 분석한 18구의 유골 중 4구는 다른 지역 사람 것이라면서 묻힌 사람이 태평양 어느 지역에서 왔는 지를 설명할만한 자료가 아직 충분치 않다. 단지 유골이 이 섬 사람의 것이 아니란 것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유골들의 DNA 분석을 통해 라피타인들이 어디서 출발해 어떤 경로로 통가, 사모아,피지 등 섬에 도착했는 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이들이 동남아로부터 왔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직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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