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성 남극서 거대한 얼음층 발견

2007-03-16 (금)
크게 작게
화성의 남극 땅 속에서 화성 전체를 10m 깊이로 덮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의 물이 얼음 상태로 발견됐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15일 보도했다.

유럽의 화성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호가 레이더 장비로 탐지한 남극 지형을 분석한 미국-유럽 과학자들은 최소한 90% 순수한 물이 두께 3.7㎞의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화성의 남극과 북극에 얼음과 먼지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1970년대 초부터 알려졌지만 기존 망원경이나 위성으로는 정밀 분석이 어려웠다.


보고서 수석 집필자인 미항공우주국(NASA)의 제프리 플로트 박사는 화성에서 지하 심층 투시 장비가 사용되기는 처음이라면서 지금까지 화성 표면 분석에 사용돼 온 다른 기기들은 얕은 표면까지만 탐지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구의 빙하 분석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MARSIS(화성 심층부 및 전리층 음향탐사 레이더)를 이용, 반향된 음파를 분석한 결과 화성 지하 심층부의 얼어붙은 물질 가운데 90% 이상이 순수한 물과 먼지가 섞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이 물이 다 녹으면 화성 전체를 10.8m 깊이로 덮을 수 있을만큼 많은 양이라면서 이만한 두께의 물 증거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화성의 북극 극관에도 어머어마한 양의 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같은 기술을 이용해 얼음층의 두께와 성분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화성의 남극과 북극에서 확인된 정도의 물은 과거 화성 표면에 흘렀던 물줄기의 규모와는 걸맞지 않은 것이라면서 화성 사진과 지형 자료에 나타난 어마어마한 규모의 계곡과 물길을 만들려면 이보다 10~100배 정도의 물이 흘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화성 표면에 흘렀던 이처럼 많은 물이 어디로 사라졌는 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이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