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리를 흔드는 바람’ ★★★½

2007-03-16 (금)
크게 작게
‘보리를 흔드는 바람’ ★★★½

영국군이 데이미안(뒤)등 아일랜드인을 위협하고 있다.

반영 에이레공화군 두 형제의 갈등

1920년대 아일랜드가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 반영 저항단체에 속한 두 형제가 서로 다른 투쟁이념으로 인해 갈라서는 인간 드라마이자 정치적 색채를 띤 액션 드라마다. 간간 가차 없이 묘사되는 폭력과 함께 형제의 갈등이 잘 묘사됐는데 영국의 베테런 감독 켄 로치가 다소 지나치게 영화에 정치적 무게를 주는 바람에 인간 드라마가 정치바람에 말려 들어간 느낌이다.
아일랜드를 점령한 영국군을 사악하고 잔인한 점령군으로 묘사, 로치는 영국 언론으로부터 “로치는 왜 그렇게 영국을 증오하는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요즘에 비하면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을 생각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칸영화제 대상 수상작.
의사인 데이미안(실리안 머피)이 런던의 병원에서 일하기 위해 떠나기 전 시골 고향 친구들과 운동경기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경기 후 데이미안 일행은 영국군의 심문을 받는다. 집회금지 규정을 어겼기 때문. 여기서 데이미안의 친구가 영국군에 의해 맞아 죽으면서 데이미안은 런던행을 접고 점령군에 저항하는 에이레공화군(IRA)에 가담한다.
데이미안을 반갑게 맞는 사람이 그의 형으로 투사인 테디(패드레식 딜레이니). 형제와 일행은 게릴라식으로 경찰서에서 무기를 탈취, 바에서 영국군 장교들을 사살하고 산길에 매복, 영국군을 기습 공격한다. 이에 영국군은 이에는 이 식으로 대응하면서 양자간 폭력은 갈수록 거칠어진다(많지는 않지만 폭력장면이 상당히 효과적이다).
양측 사상자 수만 늘어나면서 폭력이 그칠 줄 모르자 마침내 영국 정부와 저항군은 타협을 한다. 영국은 아일랜드에 일종의 자치권을 허용하기로 결정, 이로 인해 완전 독립을 원하는 데이미안측과 타협안을 지지하는 테디 측이 적으로 갈라선다. 대단히 진지한 드라마로 연기와 촬영과 음악 등이 좋다. 그러나 후반 들어 영화가 지나치게 정치성을 띠면서 말이 많아져 극적 재미를 감소시킨다. 제목은 아일랜드 민요의 한 구절. 성인용. 선셋 5(323-848-3500), 뉴윌셔(310-281-8223),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리도(949-673-8350).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