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리콘밸리, 닷컴에서 와트컴시대로

2007-03-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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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닷컴(dot-com) 시대가 가고 와트컴(watt-com) 시대가 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인터넷 열풍의 잔재 속에 많은 기술 전문가들이 풍력, 태양열, 에탄올 발전설비 및 수소에너지 자동차 개발 등 대체에너지라는 새로운 사업에 몰려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즉 ‘닷컴’으로 대표되던 인터넷 열풍이 대체에너지 개발로 옮겨가면서 전력의 단위인 ‘와트컴’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와트컴 시대를 맞아 창업투자회사들이 선파워, 나노솔라 등과 같이 가능성 있는 에너지 관련 기업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법률가나 회계사, 인력채용가 등 이들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실리콘밸리의 다른 분야에도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1~9월 창업투자회사들이 에너지 저장, 발전, 효율화 관련 초기 기업들에 투자한 자금은 4억7천4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클린테크벤처네트워크는 집계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투자규모는 아직 닷컴 붐이 일던 시절에 비해 적지만 그 증가세는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분야로, 정보통신이나 바이오산업과 동등한 수준에 올라섰다.

캘리포니아 경제연구센터의 스티븐 레비 소장은 이 같은 현상을 에너지원 발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면서 여전히 벤처기업은 위험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닷컴 붐과 와트컴 붐은 새로운 ‘골드러시’라는 점에서 비슷한 면도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는 컴퓨터 칩을 만들 때 사용되는 실리콘이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에도 사용되는 등 에너지 분야는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에게 낮설지 않은 분야이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기업을 만들고 하는 접근법이 쉽게 에너지분야로 전환될 수 있기도 하다.


닷컷 붐이 일 때 빅스텝닷컴(Bigstep.com)이라는 소규모기업의 온라인 장터를 운영하다 지금은 저가의 태양열판을 생산하는 에너지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로 있는 앤드루 비비는 실리콘밸리가 새로운 열기를 찾았다며 현재의 상황을 닷컴 붐이 일던 1996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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