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S `오피스 라이브’의 딜레마

2007-03-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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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피스 라이브 출시 늦어질 듯

마이크로소프트(MS)가 향후 구글과 대격돌이 예상되는 웹오피스 시장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는 구글, 씽크프리 등 경쟁사와 함께 웹오피스인 `오피스 라이브’를 선보였지만 MS 오피스 매출에 대한 잠식을 우려해 데스크톱 오피스를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격도 높게 책정하는 등 마케팅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MS가 지난해 말 미국 등에 선보인 오피스 라이브 프리미엄은 한달 이용료 약 40달러, 연간 이용료는 약 480달러로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

구글이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한 기업용 웹오피스 `구글 앱스 프리미어 에디션’의 연간 이용료 50달러 보다 약 10배 비싼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오피스 라이브는 MS 오피스를 설치한 PC가 아니면 쓸 수 없어 엄밀한 의미의 웹오피스로 보기 어렵다.

웹오피스는 PC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온라인 상에서 문서작성 등 오피스 기능을 쓸 수 있는 서비스지만 오피스 라이브는 PC에 MS 오피스가 깔려 있지 않으면 쓸 수 없어서 이용자의 이동성을 높이려는 웹오피스의 본래적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MS가 오피스 라이브의 가격이나 이용환경을 불리하게 설정한 배경에는 자기잠식효과(cannibalizaiton)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4분기 MS의 전체 매출 125억 달러 가운데 오피스 분야 매출은 35억 달러로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MS 오피스의 연간 매출은 약 120억 달러에 달하는데 지난해 구글 광고 매출이 약 100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광고 수익만을 믿고 웹오피스를 적극 공략하기에는 동기 부여가 크지 않다.


제프 한센 MS 서비스 마케팅 서비스 총책임자도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광고사업은 오는 2010년 현재의 27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시장으로 성장하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사업도 현재 2천280억 달러 시장에서 2010년에는 3천50억만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시장 모두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온라인 서비스 사스(SaaS:Software as a Service)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를 동시에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플러스 서비스(Software plus Services)’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MS로서는 오피스 라이브를 출시해서 일종의 보험을 들어 놓되 웹오피스 시장에서 관망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MS 한국 관계자는 국내에 오피스 라이브는 2008년 이후에나 정식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태진 씽크프리 사장은 MS가 소프트웨어 플러스 서비스 전략을 가져가는 것은 이 회사의 최선의 대응이라면서 하지만 MS 오피스 라이브는 공항 등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노트북 없이 문서 작성 등을 하려는 이용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시애틀=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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