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태양 광선이 소행성 궤도.속도 바꾼다

2007-03-08 (목)
크게 작게
태양으로부터 나온 무수히 많은 빛의 입자들이 소행성 등 천체들의 궤도와 속도를 서서히 바꿈으로써 태양계를 형성한다는 이론이 두 연구팀의 관측으로 입증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벨파스트대학의 스티븐 라워리 박사와 헬싱키 대학의 미코 카살라이넨 박사가 이끄는 별도의 연구진은 각각 사이언스지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태양계 내 천체의 규칙적인 운동성을 설명하는 이른바 ‘요르프(YORP:Yarkovsky-O’Keefe-Radzievskii-Paddack) 효과’의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학자 이반 오시포비치 야르코프스키 등 4명의 학자 이름을 딴 요르프 효과는 빛의 입자가 물체의 표면에 부딪혔을 때 온도가 상승하면서 회전의 원동력, 즉 ‘짝힘(토크)’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설명한다.


라워리 박사 팀은 지구를 주기적으로 180만㎞ 거리까지 근접 통과하는 지름 113m의 소행성 ‘2000 PH5’의 모습을 광학 망원경 및 전파 망원경으로 관찰한 결과 이 소행성이 자전할 때 밝기가 세졌다 약해졌다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자전 속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4년 동안 수집한 자료를 종합, 이 소행성의 크기와 모양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속도 증가를 측정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PH5에 작용하는 요르프효과의 규모도 계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소행성은 현재 12분에 한 번 꼴로 회전하고 있는데 속도가 연간 1 밀리세컨드(100만분의1초)씩 빨라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매우 작은 효과이지만 1천500만~4천만년 동안 계속되면 점차 가속도가 붙어 회전속도가 20초가 될 것이며 이 때가 되면 갈라져 더 작은 소행성들이 되거나 새로운 쌍성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헬싱키 대학팀은 지구에서 3억4천300만㎞ 거리에 있는 지름 1.4㎞의 소행성 ‘1862 아폴로’의 지난 25년간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역시 미세한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소행성은 3시간에 1번 꼴로 회전하고 있으며 속도 변화는 1년에 4천분의 1초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처럼 미세한 변화라도 태양계 전체의 진화 모델에 적용하면 큰 의미를 갖게 된다면서 태양 광선이 소행성들을 다른 궤도 상태로 바꿔놓을 수 있고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계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제 우리는 태양계가 단순히 중력만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라워리 박사는 소행성은 태양계 탄생에서 남은 물질들이므로 이들을 이해함으로써 행성들이 생기기 전 태양계의 모습이 어땠는 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