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아시아 땅 밑은 거대한 바다

2007-03-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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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땅 속 맨틀 층에 최소한 북극해와 맞먹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지하수 층이 자리잡고 있다는 최초의 연구가 발표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주립대의 마이클 와이세션 교수 등 연구진은 미국지구물리학연맹이 곧 출판할 연구보고서에서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60만건 이상의 지진파 분석을 통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 지역 땅 밑에서 지진파가 약화되는 `감쇠’현상과 속도가 약간 느려지는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는 깊은 땅 속에 물이 있다는 것으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지진으로 차가운 해상(海床)이 맨틀 속으로 꺼질 경우 맨틀의 뜨거운 온도로 인해 암석 속의 수분이 증발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연구진이 밝혀낸 것도 이런 가설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해상의 침강과 함께 암석 속의 차가운 물도 내려가지만 밑으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높아지고 바위는 불안정해져 결국은 물 성분이 빠져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바위에서 빠져나온 물은 상층부 지층까지 솟아오르게 되지만 암석 속에 스며들기 때문에 겉으로는 단단한 바위처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일부 해상의 바위들은 15%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며 이는 물분자가 암석의 광물구조에 달라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동아시아 지하의 맨틀층으로 빠져드는 암석의 최고 0.1%는 물이며 이는 대략 계산할 때 북극해 정도의 규모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진파의 감쇠현상이 중국 수도 베이징 지하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이유로 이런 지하 구조를 `베이징 이상대(異常帶)’로 명명했으며 베이징대학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할 때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와이세션 교수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대륙 판 이동시 윤활제 역할도 한다고 지적하고 내부가 뜨겁고 건조한 금성에 판이 없는 것은 모든 물이 끓어 증발했기 때문이다. 윤활유가 없는 녹슨 양철인간처럼 금성의 모든 시스템이 잠겨 버린 것이라고 비유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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