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호킹 박사, 내달 무중력 비행 체험

2007-03-02 (금)
크게 작게
뛰어난 지적 능력과 마비된 신체로 유명한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다음달 무중력 비행을 체험하게 된다고 사이언스 닷컴이 1일 보도했다.

미국의 민간 우주관광회사 `제로 그래버티(ZG)’사는 호킹 박사가 오는 4월26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배럴에 있는 미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이착륙하는 무중력 체험선에 승객으로 탑승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킹 박사는 성명을 통해 평생동안 중력과 블랙홀을 연구해 온 사람으로서 무중력 환경을 실지로 체험하게 된 것이 신난다고 밝히고 일반인, 특히 장애인에게 이런 체험을 가능하게 해 준 ZG사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보잉 727기를 개조한 무중력 체험선은 예각으로 9천600 상공까지 치솟은 뒤 2천400m를 수직강하하는 포물선 비행으로 25초씩 무중력 상태를 만드는데 승객들은 곡예비행으로 무중력상태가 만들어질 때마다 두툼한 보호벽이 둘러진 객실 안에서 둥둥 떠다닐 수 있게 된다.

ZG사의 피터 디어맨디스 대표는 호킹 박사의 탑승이 진정한 영광이라면서 이는 우주인에게만 가능했던 무중력의 독특한 체험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호킹 박사의 안전이 최우선 관심사이며 그를 돕기 위한 보조자들도 탑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는 일반 항공기를 탈 때처럼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하게 되지만 이번엔 비행기가 고도 6천m에 이르렀을 때 보조자들이 그를 의자에서 들어올려 누운 자세로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게 된다.

팔다리를 모두 보호장치로 감싼 호킹 박사는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휠체어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되며 포물선 비행을 3차례 이상 경험할 계획이라고 디어맨디스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의학 전문가들은 호킹 박사가 무중력 비행으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팔다리에 많은 힘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해방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무중력상태와 중력이 2배로 늘어나는 급격한 변화가 그의 심장에 스트레스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우주 의학자는 물체가 사방으로 떠다니다가 무중력상태가 끝나면 떨어지게 돼 부상의 위험이 크다면서 오랫동안 휠체어에 앉아 지낸 호킹 박사의 뼈가 얼마나 약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당면 문제만 빼놓는다면 호킹 박사의 획기적인 체험이 우주 의학에 공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ZG사는 호킹박사 일행을 위해 통상 1인당 3천750달러인 비행 요금을 부담하는 외에 여러 자선기관들에게 좌석 2개씩을 기증했으며 이 기관들은 좌석 경매로 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호킹 박사의 무중력 체험은 미국의 민간우주사업 추진기관인 `스페이스 플로리다’가 후원한다.

호킹 박사는 지난해 11월 우주여행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으며 이후 ZG사가 그를 무중력 비행에 초청, 측근들과 협의 끝에 마침내 탑승이 성사됐다.

한편 영국의 버진 갤럭틱 항공사를 운영하는 재벌 탐험가 리처드 브랜슨 경은 오는 2009년을 목표로 저궤도 우주선을 제작중이며 첫 승객으로 호킹 박사를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