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쟁관계 개미 種들이 공존하는 까닭은

2007-02-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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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역에서 같은 먹이를 놓고 다투는 서로 다른 개미 종들 가운데 어느 하나가 완전히 패배해 사라지지 않는 까닭은 어떤 종은 먹이를 잘 찾는 반면 다른 종은 먹이를 잘 지키는 등 각기 다른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유타 주립대의 프레드 애들러 교수 등 연구진은 사막에 사는 6종의 개미들을 상대로 먹이 구하기의 용이성과 먹이의 크기 등 다양한 변수가 전반적인 시스템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관찰하기 위한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

관찰 결과 어떤 개미들은 정탐꾼들을 많이 내보내 먹이가 있는 곳을 많이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다른 개미들은 집에 많은 병력을 남겨 둬 일개미들이 찾아온 먹이를 잘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지배력-발견력 상충관계로 표현하고 있지만 특정 종이 먹이를 찾는 데만 뛰어나고 다른 종이 먹이를 지키는 데만 뛰어난 것은 아니고 각 종 모두 특정 유형의 썩은 먹이를 뒤지는 일은 잘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작은 개미들은 큰 먹이를, 큰 개미들은 작은 먹이를 차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작은 개미들은 큰 먹이를 잘게 잘라 협동 작업으로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며 큰 개미들은 웬만한 크기의 먹이를 통째로 끌고 올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모든 개미 종들이 이처럼 한 방면에만 특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2개 종은 먹이 찾기와 지키기를 모두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불행히도 이들은 기생충 파리의 표적이 돼 결국 머리가 잘려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파리들이 나타나면 기생충에 약한 개미들은 먹이를 포기하고 달아나며 그 먹이를 다른 개미 종들이 차지한다.

애들러 교수는 이런 현상이 시사하는 메시지는 `유토피아적 공존이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 개미 종은 서로 적대시한다고 말했다.

이는 또한 생명체들이 안고 있는 자연적인 한계, 즉 어떤 단일 종도 모든 일을 잘 하도록 적응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번 이기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완벽한 설계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뜻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애들러 교수는 자연계에서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종은 인간이며 이는 신체적 능력 때문이 아니라 지능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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