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혜성탐사선 로제타, 화성 플라이바이 성공

2007-02-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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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의 우주 사업으로 꼽히는 혜성 탐사를 위해 지난 2004년 발사된 로제타호가 25일 성패가 갈린 화성 플라이바이(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비행선의 진로나 궤도를 제어하는 근접비행)에 성공했다고 유럽우주국(ESA)이 발표했다.
오는 2014년 목성 부근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도착할 예정인 로제타호는 이날 화성 표면으로부터 불과 250㎞ 떨어진 거리에서 플라이바이를 완료했으며 이를통해 방향을 바꿔 새로운 궤도로 접어들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ESA 관계자들은 로제타가 당구 게임에서처럼 화성의 중력을 이용해 목표 궤도로향하는 공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화성 엄폐로 태양 빛이 완전히 가려지는 동안 동력원이 태양전지판에서 배터리로 전환됐으며 이 사이 ESA의 모니터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가 15분만에 다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엘소 몬타뇽 ESA 대변인은 로제타가 지구를 떠난 뒤 엄폐 현상을 겪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배터리의 성능을 100%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화성에 완전히 가려지는 순간은 극도로 긴장했다고 말했다.


로제타는 원래 행성 등의 엄폐를 고려하지 않고 제작됐으나 발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이런 과정을 겪게 됐는데 이 때 실수는 교정될 수 없는 것이어서 초긴장 상태에서 플라이바이가 진행됐다.

그러나 로제타는 화성 뒷면에서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지구에서 볼 수 없는 고공의 구름 등이 나타난 아름다운 사진들을 전송해 왔다.

지난 2005년 지구 플라이바이에 이어 두번째 플라이바이에 성공한 로제타의 현재 항로는 지구를 향하고 있는데 오는 11월과 오는 2009년 두 차례 더 지구 플라이바이로 가속도를 얻은 뒤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으로 직행할 예정이다.

10억유로가 투입된 무게 3t의 로제타는 지난 2004년 발사돼 화성을 한 차례, 지구를 세 차례, 태양을 4차례 선회하는 등 10년에 걸쳐 총 71억㎞를 비행한 뒤 목표한 혜성 표면에 `필레’(Philae)라는 이름의 냉장고 만한 착륙 탐사선을 내려놓게 된다.

필레는 지구처럼 45억년 전 탄생한 것으로 보이는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표면의 암석 등 태양계의 진화 과정을 밝혀줄 귀중한 자료를 보내올 예정이다.

ESA의 데이비드 사우스우드 과학국장은 유럽은 혜성 탐사의 개척자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제 우리는 지구의 생명체가 혜성들로부터 온 것인 지를 탐사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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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슈타트<독일> 로이터.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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