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버스토리 ‘봉사활동의 모든 것’

2006-12-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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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전체 미국인 55% 1억900여만명 참가… 생활의 일부로

풀타임은 6개월이상
최소 주30시간 할애

개인의 능력, 책임, 취향, 목표, 그리고 관점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21세기. 각 방면에서 요즘처럼 개개인의 특성, 개성, 주관이 뚜렷이 부각된 시절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에 무언가 환원한다거나, 헌신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는 대의명분이 과거에는 필요했던‘기부’, 또는‘봉사’의 개념도 이제는 다분히 현대적인 색채를 띠어,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과 믿음을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실행하는 평범한 일로 간주되는 추세다.
환경문제를 중요시 여긴다면 환경보호단체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가족 중에 병에 걸린 사람이 있어 같은 환자들을 돌보고 싶다면 병원이나 양로원에, 자녀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학교나 도서관에, 정치적인 관심사가 있으면 정당에, 그리고 불우이웃을 돕고 싶으면 커뮤니티 센터나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수프 키친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대부분 파트타임
평균 주 3.5시간

이는 곧 봉사활동이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생활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바쁜 스케줄을 조금만 조절하면 자신의 관심사나 주요 이슈를 위해 기여하는 뜻 깊은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듯 연중 전체 미국인의 55%인 1억900만 성인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연말연시를 맞아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주변 사람들과 사물에 대해 색다른 푸근함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혹은 신년계획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다짐하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봉사활동을 숙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시간 여유가 있는 주말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충족을 위해서, 또는 가정의 새로운 전통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미국사회 봉사활동의 기본 종류와 준비사항 및 방법, 그리고 유익한 단체 및 기관들을 다음과 같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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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웨이 청소는 다소 위험한 봉사활동으로, 안전수칙을 교육 받아 반드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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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은 로스앤젤레스 미션과 오렌지카운티 레스큐 미션의 전통적인 할러데이 봉사활동. 이번 크리스마스 봉사는 이미 마감된 상태지만, 올해 안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1월 초 자원봉사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할 수도 있다>

이웃과 함께 사는‘아름다운 동행’

봉사활동의 종류
자원봉사자들에게도 풀타임과 파트타임의 구분이 있으며, 한 기관에 적을 두고 지속적으로 하거나 이벤트 형식의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풀타임은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최소한 주 30시간 이상을 할애하는 경우를 말하며, 평화봉사단(The Peace Corps)과 같은 단체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풀타임 직업을 병행하기 힘든 일인 만큼 봉사활동을 처음 시도하는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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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할리웃에서부터 6.2마일 거리를 활보하는 로스앤젤레스 에이즈 워크 참가자들이 지난 10월 행사에서 에이즈 감염자 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벤트적인 활동으로는 에이즈 워크(Aids Walk)나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마라톤 같은 행사에 등록하여 하루나 반나절 정도 봉사하는 형식이 있다. 본격적으로 책임과 의무를 지기 전에 한두 번 시도하는 수준에서 해볼 만하고, 아예 연례행사처럼 매년 특정 이벤트에만 참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외 대부분의 봉사활동은 파트타임 형태로 진행되며, 정부 기관이나 비영리 단체를 통해 일을 받게 되는데, 현재 미국 내 봉사자들의 평균 봉사시간은 주 3.5시간으로, 주 1~3회 정도, 시간으로 계산하면 적게는 2시간부터 5~6시간 이하가 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로 인해 집에서 번역이나 서류 작성 등을 도와주거나 전화 및 온라인 상담을 해주는 경우도 있고, 국제기관을 통해 다른 나라의 일을 처리해 주는 케이스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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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커뮤니티 센터에서 방과후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고 보살펴 주는 일도 자원봉사자들을 필요로 한다>


성공적인 봉사활동을 위한 열 가지 사항
1.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봉사활동에 임한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수개월 이내에 깨닫는 것 중 하나가 봉사활동을 통해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많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봉사하는 동안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충족감, 자신감 등을 얻어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이 윤택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

2. 혼자 보다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교회 지인들과 함께 그룹으로 시도한다. 여럿이 참여할 때 더욱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며, 중도 하차할 확률도 낮아진다.

3.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 기술, 재능, 취향을 분명히 알고 스스로 파악하여 활용한다. 한인의 경우, 이중언어 구사는 의외로 많은 기관과 단체에서 선호하는 기술로 간주되므로 반드시 밝혀두는 것이 좋다.

4. 새로운 것을 배울 준비를 한다. 거의 모든 봉사활동에는 기본 오리엔테이션과 트레이닝이 따라오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개인적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멋진 계기도 될 수 있다.

5.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다른 계획이나 목적을 함께 달성하는 방법을 고려한다. 체중을 줄이고자 노력 중이라면, 아이들과 노는 일이나 공원 청소와 같이 운동량이 많은 봉사활동을 고를 수 있다. 개인적인 목표 추구를 이기적이라고 하는 것은 진부한 생각. 오히려 동기 부여가 생기기 때문에 더욱 성실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될 수 있다.

6. 개인적인 생활 패턴과 일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준에서 적합한 활동을 찾는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하다면 어떤 일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없고,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주 6시간을 신청했다가 한달 만에 3시간으로 줄이는 것 보다는 2시간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늘려나가는 편이 바람직하다.

7. 성실하게 일한다. 무보수이기 때문에 적당히 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금물.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태도를 갖도록 한다.

8.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 자원봉사를 통해 이제까지 전혀 접해보지 못한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고, 그로 인해 세계관과 인생관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은 발견이라도 소홀히 지나치지 않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본다.

9.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다짐한다. 모든 계획이나 목표가 그렇듯이 봉사활동에도 일관성이 필요하다. 단지 몇 개월 해보고 포기하는 것은 자신에게 무성의한 태도. 최소한 1년은 꾸준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한다.

10. 긍정적인 사고와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 똑같은 사건이라도 견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법. 기쁨과 만족을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인 만큼 최대한 즐거움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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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품 모으기와 거리 청소는 청소년 및 어린이들도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다>

봉사활동을 찾는 방법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에게 중요한 목적이나 이슈에 관련된 자원봉사 기회를 알아보는 것이다. 스스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어떤 사회 문제에 기여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막연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쉽게 지치거나 실증을 느낄 수 있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꾸준히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목적을 찾을 수 없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능력을 살릴 만한 일을 생각해 본다. 기관이나 단체들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은 실무경험이 있거나 관련 지식을 가진 봉사자. 그동안 살아오면서 학교, 직장, 가정에서 축척한 지적 재산이나 생활 속의 지혜를 발휘할 기회로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특별히 떠오르는 분야가 없을 때는 커뮤니티 도서관, 데이케어 센터, 로터리 클럽, 박물관, 미술관, 국립공원, 애니멀 셸터 등 가까운 주변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정 분야와 기관을 두세 군데 정한 다음에는 웹사이트나 전화로 신청 방법을 알아보는데, 이 때 자신이 기꺼이 할애할 수 있는 시간, 거리, 열정, 혹은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본인이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다. 다수의 정부 기관 및 비영리 단체들은 봉사 신청자들에게 구직 때와 같이 이력서 제출과 인터뷰를 요구하는데, 그 때 솔직하고 자신 있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서로 조건이 맞는 활동과 기관을 선택하여 신청한 다음에는 인터뷰와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경우에 따라 트레이닝을 거쳐 봉사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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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케어 자원봉사자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봉사활동 기회를 알아보는데 도움 되는 일부 비영리단체들의 웹사이트 주소 및 연락처는 다음과 같다.

Action Without Borders (www.idealist.org)
Do Something(www.dosomething.org)
LA Works (www.laworks.com)
Network for Good (www.networkforgood.org)
Points of Light Foundation (800-595-4448)
Volunteer Match (www.volunteermatch.org)
Youth Service America (www.servene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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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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