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 형제 거대한 스케일 대신 세심한 심리묘사
‘넘버스’는 할리우드에서 영화와 TV의 만남을 본격화한 점에서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다.
할리우드 영화와 TV시리즈의 만남은 2000년대 초반 할리우드 영화계 ‘미다스의 손’ 제리 브룩하이머가 ‘CSI 라스베이거스’를 제작하며 비롯됐다.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 제임스 카메론의 ‘다크 엔젤’ 등으로 이어진 영화와 TV의 만남은 ‘넘버스’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게 된다.
‘넘버스’는 ‘에일리언’, ‘글레디에이터’ 등의 대작으로 유명한 리들리 스코트 감독과 ‘탑건’, ‘마지막 보이스카웃’ 등의 액션 영화로 잘 알려진 토니 스코트 감독 형제가 제작은 물론 연출까지 겸한 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영화와 TV의 교류를 이뤄냈다.
리들리-토니 형제 감독은 영화에선 거대한 스케일을 과시해다. 하지만 ‘넘버스’에선 세심한 인물의 심리 묘사 등에 포커스를 맞췄다. 다소 스케일은 줄인 대신 따뜻한 인간미를 강조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덕분에 ‘넘버스’에는 스코트 형제 감독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던 웅장함과 함께 TV 시리즈의 묘미인 섬세함과 간결함을 동시에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할리우드 평론가들은 ‘넘버스’에 대해 “영화와 TV시리즈의 최적의 접점을 찾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서도 영화와 드라마의 결합이 심심치 않게 추진되고 있다. 한지승 감독이 연출한 SBS 미니시리즈 ‘연애시대’와 영화사 팝콘필름이 제작한 SBS 미니시리즈 ‘천국보다 낯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곽경택 감독 등도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장르의 차이점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시행착오도 간혹 발견되고 있다. ‘CSI’, ‘넘버스’ 등 할리우드의 사례들이 좋은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동현기자 kulk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