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 담임목사 첫 맞바꿈

2006-12-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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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담임목사 첫 맞바꿈

어바인온누리교회의 반태효 목사(왼쪽)와 박종길 목사. 반 목사는 3년 전 개척하면서 뚝심을 발휘했고, 박 목사는 차분한 인상처럼 교회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반태효 목사 수원영통온누리로, 어바인온누리는 박종길 목사가 맡아

■반태효 목사
아버지학교로 유명 이민교회의 섬김 한국에도 전파

■박종길 목사
미국에 첫 방문 한인 차세대 위한 영어목회 돕겠다


2001년부터 5년간 두란노 미주 아버지학교 본부장을 맡았던 반태효 목사가 어바인온누리교회를 떠나 수원영통온누리교회로 옮긴다. 반 목사의 빈자리는 수원영통을 떠난 박종길 목사가 3일부터 채우고 있다.
8일 어바인온누리교회에서 함께 만난 두 목사는 자리를 맞바꾼 배경에 대해 온누리교회가 채택하고 있는 매트릭스 시스템을 들었다. 한국에 8개, 해외에 23개가 있는 비전교회(온누리교회의 지교회)가 단일한 목회 철학 아래 다양한 인사를 교류하고 있다. 한국과 해외 교회가 담임목사를 맞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반 목사가 3년 전 어바인에 개척해 성전을 짓는 등 강한 추진력을 앞세워 교인을 1,000여명으로 키웠다. 신임 박 목사는 조용한 성격을 발휘해 교인 한 명, 한 명을 챙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반 목사는 “이민교회는 제자훈련이 어렵다, 자주 모이게 하면 안 된다 등 기존 관념을 깰 수 있었던 게 미국 목회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이었다”며 “한국보다 더 섬김의 자세가 강한 이민교회 경험을 한국에서도 살려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목사는 “20년 넘게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검증된 교회 프로그램이 미국에서도 제대로 작동됐기 때문에 어바인온누리교회가 짧은 시간에 부흥할 수 있었다”며 “사는 곳은 달라도 영적 갈증을 느끼는 건 똑같고, 하나님 말씀은 영원하므로 교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어디서도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학교를 빼놓고 반 목사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5년간 그가 아버지학교(3∼39기)에서 만난 한인만 3,000명이 넘는다. 반 목사와 함께 한인 아버지들은 영향력, 남성상, 역할과 사명,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기를 공부했다.
반 목사는 “한인 아버지는 정체성 문제가 한국보다 더 심각하다”며 “한국에서보다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 받고, 가장으로서 더 큰 가족 부양 책임을 맡고 있기에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 경험도 한번 없이 이번이 미국 첫 방문이라는 박 목사는 “미주에 9개 있는 비전교회의 본부가 어바인이므로 사도행전 29장을 쓰자는 온누리교회의 목회 철학이 잘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교인을 잘 돌보며, 한인 차세대인 영어목회가 잘 세워지게 돕겠다”고 말했다.
미주 아버지학교도 이끌 박 목사는 “대부분 한인 아버지는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아버지가 됐기 때문에, 아버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먼저 자녀에게 배우고 듣는 연습을 해서 제대로 된 아버지가 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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