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쏟아지는 차압 매물들 “보기 드문 투자기회”

2006-1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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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차압 매물들 “보기 드문 투자기회”

차압되는 주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페이먼트를 못내 집을 빼앗기는 사람에게는 비극이지만 차압 매물의 기록적인 증가는 전문 투자자들에게는 풍부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차압 주택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택경기 둔화로 가격은 오르지 않는데다 지난 2년간 이자율은 계속 상승하면서 모기지 페이먼트를 못내 집을 채권자에 뺏기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다. 주택경기가 좋던 시절 지출을 늘렸거나 힘에 부치는 비싼 집을 매입했던 것이 화근이 돼 차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페이먼트 못내 차압되는 주택들 기록적 증가
방대한 차압 정보 제공 사이트 많아 일반인도‘기웃’
경매 넘어가기 전에 집주인과 직접 협상해야 기회

RealtyTrac에 따르면 9월중 차압주택은 전국에서 11만2,000채로 지난해에 비해 63%나 급증했다. 이런 기록적인 급증세는 10월에도 계속 이어졌다.
페이먼트를 못내 집을 빼앗기는 사태는 집주인에게는 비극이지만 차압 주택 투자자들에게는 이상적인 시장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위기상황에 처한 주택 소유주에게 긴급 현금을 조달해 주고 대신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집을 양도받아 짧은 기간 적지 않은 판매 이익을 올린다.
차압 매물이 풍부하게 나오고 있는 데다 주택 차압에 대한 정보도 이젠 일반인도 입수하기가 한층 쉬워져 차압 주택 투자는 최근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전문 웹사이트들이 차압 주택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PropertyShark.com 이나 Fore closures.com 같은 온라인 서비스들은 각종 차압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차압 주택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어 적지 않은 일반인들도 차압 주택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캘리포니아 벌링게임 소재 한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37세의 잔 코데로. 풀타임 직원인 그는 근무가 끝나면 Foreclosures.com에 들어가 많은 시간을 보낸다. 좋은 투자물건을 발견할 수 있고 친절한 안내도 아주 유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이후 포클로저.컴을 통해 9채의 파산주택을 사서 팔았는데 그가 여가 시간을 활용한 이 취미활동으로 올린 수입은 70만달러. 본업보다 더 좋은 수입을 올렸다.
차압 주택 전문 웹사이트들이 크게 늘었지만 차압 주택 투자의 기본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더 간편해지고 빨라지고, 문외한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것이다. 프로들은 차압 주택 투자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다이아몬드가 될 만한 물건들을 먼저 책상 위에서 대충 파악한다. 많은 차압 주택 사이트들이 차압 리스팅을 즉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미납 액수와 추정 가격도 알려주는 사이트들도 있다. 어떤 사이트들은 전 오너에 대한 위반 코드와 불만 내용도 알려준다.
예전 같으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야 할 알 수 있는 정보들이 ‘클릭 클릭’으로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공격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야 한다. 공개된 차압 경매에는 갈 생각도 하지 말라. 은행이나 큰 렌더들이 좌지우지 하는 곳이므로 소액 개인 투자자는 낄 여지가 없다.
소액 투자자들은 채무 불이행(default)에 떨어진 직후의 주택을 찾는 데서 가장 좋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집 주인과 직접 협상을 할 작은 통로가 아직은 열려 있는 시점이다.
“경매 테이블에 넘어가기 전에 물건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한 전문가는 말한다.
온라인에서 채무불이행 통고를 발견하는 즉시 액션에 들어가야 한다. 채무불이행 통고는 공식적으로 경매 절차에 들어가기 위한 첫 단계.
먼저 집주인을 대변하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경매에 들어가기 전에 나와 협상하지 않겠는가고 제의한다. 통상 단호하게 ‘노’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경매에 부쳐지기 전에 집주인과 개별적으로 직접 협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기회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 계속 설득해서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셋째, 집주인을 당신의 파트너로 만들어야 한다. 집주인에게 경매에 부쳐지는 것보다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해야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통상 집주인이 미납한 모기지 페이먼트를 완납해 주고 얼마간의 현금도 쥐어 준다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경우보다 낫기 때문에 협상에 응하게 된다.
채무불이행에서 구출해 주고 집을 손보는 동안 집주인에게 아파트를 무료로 제공해 준다. 집을 고쳐서 팔게 되면 주택 판매 이익금의 일부, 대개 10~20%를 집주인에 떼어 준다. 집주인은 모든 것을 잃는 대신 판매 이익금의 일부라도 건지게 되고, 차압 주택 투자자는 짧은 기간 쏠쏠한 수입을 올리게 된다.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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