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지수 나이 먹어도 멜로 찍고 싶어요

2006-11-2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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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할 때…’에서 한석규와 열연

여배우에게 나이 든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우로서 깊어진다는 생각을 하면 대단히 기쁜 일이기도 하죠.
김지수(34)는 나이가 들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여배우다. 브라운관에서만 활약하다가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 ‘여자, 정혜’로 스크린에 데뷔해 ‘로망스’ ‘박수칠 때 떠나라’ ‘가을로’ 등의 작품으로 짧은 시간에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30일 개봉되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감독 변승욱, 제작 오브젝트필름)은 김지수가 다섯 번째로 선택한 작품.


가정 환경 때문에 결혼하기 힘든 처지인 약사 인구(한석규)와 디자이너 혜란(김지수)이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인구는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형 때문에, 혜란은 죽은 아버지가 물려준 5억 원의 빚 때문에 결혼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지수를 만났다. 그는 올해 ‘로망스’ ‘가을로’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등 3편의 멜로 영화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가히 ‘멜로의 여왕’이라 칭할 만하다.

멜로 영화가 저와 잘 어울린다는 말은 기분 좋지만 ‘멜로의 여왕’이란 말은 부담스러워요. 그렇지만 멜로라는 장르는 여배우에게는 항상 매력적이죠. 여배우는 나이 먹어도 멜로 영화 찍고 싶어해요.

김지수는 어찌하다 보니 연이어 멜로영화에만 출연하게 됐지만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전작들과는 다른 면이 있어 끌렸다면서 현실적인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담아낸 시나리오가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속 혜란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성격마저 모가 난 디자이너. ‘짝퉁(모조품)’을 판다고 경찰에 신고한 옆집 옷가게 주인과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울 만큼 거친 면도 있다.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에게 혜란과의 공통점을 물었다.

그다지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함께 아버지 빚 갚아야 하니까 애 떼고 결혼하지 말라고 동생에게 윽박지를 만큼 세지도 않고요. 심정적으로는 20~30% 정도 비슷한 거 같습니다.


김지수는 한번도 나와 똑같다고 생각한 배역은 없었다면서 나와 닮았다고 해서 연기하기 더 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상대 역은 한석규.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로 대표적인 멜로 배우로 꼽혔던 한석규는 8년 만에 멜로 영화로 돌아왔다.

그는 한석규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정감을 갖고 있는 배우라고 평했다.

한 선배님처럼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연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상대 배우가 불안해 보이면 연기하면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아요. 그런 점에서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김지수는 이 영화에 대해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은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날 것 그대로예요. 우리 영화에서는 ‘사랑한다’ ‘좋아한다’라는 말조차 나오지 않지만 분명 남녀 간의 사랑이 있어요. 현실적인 문제로 사랑하고 싶어도 못하거나 힘겹게 사랑하는 분들이 있다면 더 공감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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