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마추어 신학

2006-11-14 (화)
크게 작게
아마추어 신학

김 영 원

성경에는 과연 오류가 없는가

요즘에도 성경에 오류가 전혀 없다고 믿는 이들을 가끔 본다. 원래 성경에는 오류가 없었는데 후일에 사람들이 잘못 전달하여 오류가 생겼다는 말도 들었다. 주로 보수신앙인들이다.
과연 성경에는 오류가 있는가 없는가? 이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성경이 우리 손에 이르게 된 경위를 살펴봐야 될 것이다.
성경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도 아니고 책방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한권의 책으로 원래부터 엮어져 나온 것도 아니다. 제한된 지면의 이유로 신약성경의 전래 경위만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2천년 전 교인들이 모였을 때 사도들이 보낸 편지나 복음서등이 교인들에게 낭독된 후에는 그 말씀을 다른 교인들도 들을 수 있게 손으로 베껴서 다른 지방의 교회들로 보냈다. 그런 과정에서 다소간 차이가 생기는 것이 불가피했다.
글이 복사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되었으니 곧 내용이 다른 수많은 사본이 생겨나게 되었다. 불행히 지금은 원본은 하나도 남아있는 것이 없고 사본만 5,000여개가 있는데 그중 서로 완전히 똑같은 것은 한 쌍도 없다.
어떤 차이는 단순한 실수에서 생겼다. 같은 단어나 줄을 빼먹는다든지 두번 반복한다든지, 비슷한 발음의 다른 단어를 적는다든지, 먼저 사람이 여백에 설명을 써넣은 것을 원본의 일부인줄 알고 적어 넣은 경우가 있다. 어떤 차이는 복사자들이 의도적으로 넣었다. 그중 어느 표현이 더 원본에 가까운가를 판단하는데 성경학자들은 몇가지 원칙을 따르기로 했다.
1. 오래된 사본이 후일에 복사를 거듭한 사본들보다 원본에 더 가까울 것이다. 2. 어느 사본의 계열(Family)인가? 모든 사본들은 몇가지 대표적 계열로 구분된다. 이중 알렉산드리아 사본들은 비교적 원본에 충실하고 비잔틴 계열은 손이 많이 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3. 어느 표현이 더 널리 쓰였는가? 어느 부분을 x라고 표현을 한 사본들이 있고 y라고 표현을 한 사본들이 있는데 x 표현은 아프리카, 터키, 중동, 유럽에서 발견된 사본들에 널리 쓰였고 y 표현은 터키에서 발견된 사본에만 쓰였으면 원본의 표현은 아마 x였을 것이다. 4. 철자법이나 문법이나 구약의 인용들이 틀린 것이 맞는 것보다 원본에 충실할 것이다. 틀린 것을 고치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기 때문에 복사자들이 틀린 표현을 맞게 고쳤을 가능성이 많다. 물론 위에서 말한 비의도적 실수는 제외된다. 5. 긴 표현과 짧은 표현 중에서는 짧은 표현이 더 원본에 충실할 것이다. 인간의 심리는 없는 설명을 더하고 싶어하지, 있는 설명을 일부러 빼먹고 싶어하지 않는다. 6. 같은 이유로 난해한 표현과 쉬운 표현 중에서는 쉬운 표현이 원본에 더 충실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성경에는 원래부터 오류가 있었고 지금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이렇게 오류가 있는 성경은 신빙성이 없는 가치 없는 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보았다. 주로 불신자이거나 자유신앙인들이다.
나는 이렇게 완전치 않은 성경에 친근감을 느낀다. 완전하신 하나님이 손수 성경을 쓰셨다면 나같은 불완전한 인간이 어떻게 그 글을 이해하겠는가? 성령의 감동으로 썼다고는 하나 성경을 실제로 쓴 손들은 다 인간의 손들이므로 그 안에 실수도 있고 실수투성이인 나같은 인간이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
성령의 감동은 성경을 쓴 저자들에게 있었듯 읽는 독자에게도 있어야 한다. 성령의 감동이 없이 보는 성경은 기껏해야 고대의 문학서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의 감동이 있다면 완전치 않은 글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의 보물과 같이 빛나는 말씀을 찾아내는 기쁨을 경험케 될 것이다. (http://blog.daum.net/youngsworld)

<김 영 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