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행복한 목회의 비결(5) ‘

2006-10-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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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생명을 위한 인큐베이터

세상에서 가장 희생적이고 헌신의 삶을 사는 분을 꼽으라면 누구나 먼저 ‘어머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모든 어머니를 존경하게 만드는 요소는 단연 모성애입니다. 한 생명을 잉태하면 열 달 동안 태아가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주고 아기가 태어나면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자식을 위해 평생 땀과 눈물로 돌봅니다.
기독교인은 세 번 태어난다고 하죠. 첫 번은 어머니 뱃속에서 탄생, 두 번째는 born again(거듭남), 다시 태어나는 중생, 그리고 세 번째는 영생.
첫 번째 태어날 때는 어머니가 계셔서 걱정 없는데 두 번째가 문제입니다. 어머니 뱃속 같은 희생과 헌신이 있는 곳. 무조건 먹여주고 사랑을 베푸는 안전하고 푸근한 섬김이 있는 곳. 한 생명을 위한 인큐베이터와 같은 곳이어야 하는데… 그리고 평생 땀과 눈물로 보살핌을 받는 곳. 도대체 이렇게 마땅한 곳이 있을까요?
물론 있지요. 우리는 이곳을 목장이라고 부릅니다. 한 가정에서 목장 식구들이 모이면 찬거리는 세 가지 정도만 검소하게 차려서 식사부터 합니다. 밥 먹는 시간은 단연 남성(형제들)이 빠르므로 제일 먼저 식사가 끝난 형제가 설거지 담당입니다.
찬양에 이어 목장 교사의 인도로 짧은 전달식 성경공부가 있고 그 후에 한 주간 감사했던 일을 비롯한 삶을 나눕니다. 물론 남의 얘기는 해서도 안 되고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충고나 지시도 금물입니다. 순전히 내 얘기만을 나눌 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나 혼자만 겪은 줄 알았던 일을 저 분은 더 어렵사리 당하면서 저렇게 극복하셨구나. 저 분에 비하면 나는 약과네” 그러면서 내 상처가 치유됩니다. 저마다 진솔한 삶의 얘기가 서로를 감격시켜 어느 새 목장 분위기는 훈훈하고 감동적인 생명력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이 자리에 전혀 교회를 다녀본 적도 없고 예수님을 모르는 분이 목장식구의 권유로 참석하셨다면 그 분을 가장 편안하게 해드립니다. 그러기 위해서 목장에서는 집사니 장로니 하는 직분으로 부르지 않고 모두 형제, 자매로 호칭하며 학교도 초등학교 때까지만 얘기하고 특히 무슨 대학이나 장교 계급처럼 위화감을 일으키는 대화나 정치, 스포츠처럼 편을 가르는 얘기는 절대 피합니다. 그리고 그 분에게 얘기할 기회를 더 많이 드리고 그 분의 필요가 무엇인지 경청합니다.
이곳이 바로 이 분들에게는 다시 태어나는 생명을 위한 인큐베이터입니다. 그러므로 목장에 초대받아 오시는 분은 예수님을 믿지 않거나 교회에 다녀본 적이 없는 분들만 가능합니다. 이미 예수님을 영접하고 다른 교회 출석하는 분들은 또 다시 태어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목장에서 목양을 책임지는 평신도 목회자인 목자. ‘한 번 목자는 영원한 목자’이므로 그 목장을 통해 거듭난 생명을 목자와 목녀는 땀과 눈물로 수고하고 기도하며 보살피다가 담임목사가 인도하는 ‘생명의 삶’이란 성경공부 클래스까지 인도합니다. 그러면 목사는 귀한 한 영혼이 다시 태어나도록 마지막 산고를 통해 드디어 예수님을 영접하는 감격을 누리게 됩니다.
목장식구와 목자와 목사가 삼위일체가 되어 한 영혼을 먹여주고 퍼주고 돌봐주는 섬김과 사랑과 헌신이 있는 곳. 여기가 바로 한 생명을 거듭나게 하는 평온한 인큐베이터입니다.
교회가 싸움이나 일삼는 격투기장이거나 사교모임을 위한 클럽으로 전락하면 심히 고단해집니다. 하지만 목장이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병원이 되거나 한 영혼이 구원받아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면 정말로 신이 납니다. 이 인큐베이터 속에 곧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될 분들 40여 영혼을 섬겨 보십시오.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홍 성 학 목사 (새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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