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섯 자녀 키우니 늘 행복이 넘쳐요”

2006-10-24 (화)
크게 작게
“여섯 자녀 키우니 늘 행복이 넘쳐요”

여섯 아이가 준비한 올해 정우성 목사의 생일 파티.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여섯 자녀 키우니 늘 행복이 넘쳐요”

올 여름 온 가족이 한국 원산도 해수욕장을 찾았을 때 여섯 자녀의 이름을 백사장에 새겼다.

정우성 목사-정한나 사모의‘자녀 예찬론’

생활 속 알콩달콩 이야기 담은
‘여섯 아이 엄마의 행복’
웹사이트, 한국에서도 인기

『아이들 여섯이 배불러야하니, 10인용 솥으로 하나 가득, 색색깔 고물 넣어 사랑으로 김밥 말아도, 거의가 빈 그릇으로 가뿐히 돌아오니, 이것도 놀라운 행복^^. 김치만 있어도, 반찬타령 할 새 없는, 더불어 먹고, 더불어 마시는, 행복한 육남매의 엄마로…』
아버지(정우성 세계선교교회 담임목사)는 “셋째와 넷째가 몇 살 차이더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애 엄마가 잘 알 거예요”라고 공을 떠넘긴다.
역시 자기 배 아파 낳은 자식이라 그런지, 엄마 정한나 사모는 여섯 아이 신상을 꿰고 있다. 예은(17), 예지(14), 예진(10), 예나(8), 예리(7), 윤호(5)까지 몇 년 몇 개월 차이라고 술술 알려준다. 다 예자 돌림이라 막내도 예찬으로 지으려다, 할아버지가 특별히 윤호로 지으셨단다.
정 사모가 늘어놓기 시작한 자식 자랑이 언제 끝날는지 시작부터 걱정스럽다. ‘여섯 아이 엄마의 행복’이라는 웹사이트(sls.or.kr/zboard/zboard.php?id=hanna)에서 보던 ‘찐한’ 모정 그대로다.
『잠을 설쳐 부랴부랴 아이들 도시락을 챙겼습니다. 오늘 도시락은 젤로 쉬운 김밥~^^. 반찬은 장아찌‥ㅋㅋ. 룰루랄라~ 찬양 부르며 열두 줄을 순식간에 말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밥은 꼭 먹고 가는 큰 딸 덕분에 오늘아침도 된장국을 부랴부랴 끓입니다. 어쩜 그렇게 한국음식을 잘 먹는지요^^. 멸치 넣고 구수하게 끓여놓은 된장국 냄새가 여섯 아이들의 코를 간질였나 봅니다. 나머지 3, 5, 6번이 일어나 세수하고 나오네요. 7시전에 큰딸아이가 운전하고 학교로 향하고, 10분 후엔 둘째딸이 걸어서 학교엘 갑니다. 나머지 3~6번은 바로 길 건너 초등학교에 다녀 아침마다 누리는 여유가 큽니다.』


세계선교교회에도 ‘출산 은사’
15년만에 아들 출산 성도 등
텅 비었던 영아부 울음소리 가득

하나 키우기에도 벅찬 세상인데 자녀 여섯을 키우는 게 즐거워 정 사모는 아이들을 ‘우리 비타민, 우리 녹용’이라고 추켜세운다. 정 목사도 맞장구친다.
어떤 부부이기에 애 여섯을 키우나, 신기해하며 웹사이트를 찾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왕팬이 됐다. 정 사모가 7월 한국을 찾았을 때, 글로만 만나던 여섯 아이 엄마를 보기 위해 180여명이 모였다. 체류 27일간 정 사모는 하루도 못 쉬고 전국 곳곳에서 출산과 양육의 기쁨을 전파했다.
“여섯을 어떻게 키우냐고 많이 물어보세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알아서 커요. 서로한테 배우며 얼마나 지혜로워지는데요. 사회성도 자연스레 커지고요.”
그도 그럴 것이, 막내가 누나들한테 주워들은 영어로 “엄마, 나 헤드(head) 헐트잉(hurting)~”이라는데, 웃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 에피소드가 끊이지를 않는단다.
그 덕택에 맏이와 둘째는 글쓰기 소재가 풍부해 글짓기 상을 많이 탄단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이 글로 표현된다. 둘 다 대통령상을 받았고, 맏이는 영재학교인 휘트니를 다니고 있다.
『큰 아이는 프로젝트로 방과 후에도 계속 이리저리 바쁘기만 하고. 둘째는 내일 친구 생일에 깜짝 선물 만든다고 오븐을 열었다 닫았다 합니다. 셋째는 이번 주에 완성해야 할 작문반 책을 마무리하느라 컴퓨터 앞에서 움직이질 않네요. 넷째는 막내 두 녀석을 앉혀놓고 책 읽어주는 사명을 감당하느라 한껏 목청을 높이고 있고요^^. 저는 저대로 모처럼 이른 저녁식사를 준비하느라 씻고, 자르고, 불을 올렸다 내렸다… 행복한 손놀림이 자꾸만 빨라졌지요.』
정 사모는 아이 여섯 키우는 게 힘들다고 딱 한번 느꼈다고 한다. 비올 때 아이들 픽업하러 갔을 때였단다. 우산 바치고 어린 아이 셋을 카시트에 앉히는 게 그리 어려울 수가 없었다고. 그나마 비가 자주 오지 않는 남가주에서 자녀를 키우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정 목사네는 한달에 한번 비전 대회를 가진다. 5년 후 자기 모습을 종이에 쓰는 시간이다. 자녀들 모두 아이는 넷 이상 낳는다고 쓴 걸 보면 정 목사 부부는 ‘우리 집이 단란하구나’ 느낀단다. 막내가 “보이 동생 하나만 더 낳아달라”고 기도하는 통에 부부도 기도하고 있다.
자식 부자인 목사 부부 덕택에 세계선교교회에는 요새 아이들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정 목사 수첩에는 거의 매 주말마다 돌잔치 예배 일정으로 빼곡하다. 정 목사가 3년 전 부임할 때 영아실이 텅 비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그 뒤에는 정 사모의 출산 예찬론이 있다. 정 사모는 딸을 낳고 15년째 아들이 없어 고민인 종갓집 며느리 교인을 위해 3일 금식기도를 했다. 결국 이 며느리는 아들을 낳았다. 또 7월에는 애가 없어 걱정이던 46세인 주부가 첫 아이를 출산했다.
정 사모는 “저는 교인들에게 생산의 기쁨을 많이 이야기 합니다”며 “아이 키우며 엄마가 얼마나 철이 많이 드는지, 자식 통해 부부가 영적으로 얼마나 깊어지는지 많이 간증합니다”고 말한다. 정 사모가 웹사이트에 올린 글들은 내년 봄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김호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