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특별한 그녀 ‘광고 대행사‘AAAZA’ 전대표 지닌 김씨’

2006-09-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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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그녀 ‘광고 대행사‘AAAZA’ 전대표 지닌 김씨’

◀삼십대 싱글만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찾아 세계여행을 떠나는 지닌 김씨. 이젠 정말 평생을 걸고 할 수 있는 재밌고 신나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털어놨다.

광고 대행사‘AAAZA’ 전대표 지닌 김씨

“하고 싶은 것 다해봐
이젠 ‘나’를 찾아 떠나요”

호기심 많은 고양이 눈동자를 한 이 아가씨. 잘 나가는 광고대행사 대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세계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부러움과 동경에 찬 눈동자로 올려다보는 기자에게 위로 삼아 ‘난들 왜 불안하지 않겠냐’고 한마디 던지긴 하지만 그의 눈꼬리며, 입꼬리는 이미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으로 주체할 수 없어 보인다.
주류기업의 아시안 커뮤니티 광고대행사로 확고한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있는 아자(AAAZA)의 대표였던 지닌 김(35·진영)씨.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피 말리는 광고업계에서 서바이벌게임을 펼쳤지만 지난 14일 만난 그는 각국 비자문제며 여행 스케줄을 짜느라 정신없어 보였다.
“나를 온전히 놓아보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대학 졸업과 동시에 광고업계에 발 디뎌 올해로 광고장이 생활 14년째입니다.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뚫고 광고를 따내고, 더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빼곤 일에만 미친 듯 매달려 살았죠. 그런데 지난해 문득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을 도모해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되는 마지노선 이쯤에서 새로운 길을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11세 때 뉴욕으로 이민 와 대학에서 마케팅과 광고를 전공한 지닌씨는 뉴욕에서 아시안 광고대행사로는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애드머라시아에서 AE로 출발해 2000년 지사장직으로 LA에 왔다. 그동안 기아, 웰스파고, 조니 워커, P&G, AIG 등 주류기업의 아시안 광고를 따 승승장구한 그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이렇게 살다가 결혼만 하면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하고 자족해마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좋은 집도 사보고, 좋은 차도 타보고, 좋은 곳도 가보고,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들도 만나는 등 참 많은 것을 해봤어요.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제대로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더라고요. 이제 잘할 수 있는 것 말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요. 이번 여행은 그런 일을 찾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도 미혼인데, 돌아와 다시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조차 요원한데 여행을 떠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터. 그래도 그는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을 것 같아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삼십대 싱글의 가장 좋은 점은 아직은 돌아다닐 힘이 남아 있고, 경제력도 있으면서 시간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험을 감행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딸린 식구가 없다는데 있겠죠(웃음)”


다 이루고도 마음은 허전해 경제력 있고
시간많아 결단속 꽉찬 열정남자 만났으면

10월부터 한국과 일본을 경유해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호주, 뉴질랜드 등을 무계획이 계획인양 개나리 봇짐 달랑 지고 돌아다닐 이 용감무쌍한 아가씨가 그렇다고 독신주의자는 결코 아니다.
“나이가 드니까 배우자의 외모보다는 성품이 가장 먼저 눈이 가요. 속이 꽉 차고 무엇보다 무슨 일을 하든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이면 좋을 거 같아요. 인생을 함께 할 동지 같은 그런 남자면 좋겠어요. 뭐 물론 그런 사람이 ‘짠’ 하고 제 앞에 나타나줄 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문득 이 영리하고 사려 깊은 아가씨가 내년 이맘때쯤이면 너무나 부러운 청년 하나를 데려와 ‘우리 결혼해요’를 외치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참 예쁘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곁들여 말이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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