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성시대의 패션 명품 청바지

2006-09-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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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 100여년 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청바지가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청바지는 더 이상 세탁이 쉽고 오래 입을 수 있으며 작업을 위해 아무렇게나 걸치는 옷이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로 젊음을 상징하는 패션 트렌드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세상에 넘쳐나는 다양한 종류의 옷 중에서 청바지처럼 신분 상승을 이룩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광부의 작업복으로 출발해 화려한 시상식장에서 톱 스타의 패션을 받쳐주기까지 청바지의 150년 역사는 실로 파란만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청바지의 기원은 이탈리아의 지명인 Genoa를 나타내는 프랑스어 Genes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제노아 항에서 선원들이 청바지 형태의 옷을 입고 작업에 임한 것을 시작으로 탄생한 청바지는 프랑스 Nimes에서 처음 데님으로 직조되었습니다.
전통적 데님 직물은 인디고 염료로 선염된 경사와 염색되지 않은 위사로 짜여진 능직물을 말합니다. 이 특이한 직조방법은 진 특유의 색상을 띠게 하며 특히 80년대 이후 다양하게 개발된 워싱 기법은 청바지의 색상을 나타내는 중요한 디자인의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는 패션감각을 표출하기 위해 라이크라, 스판덱스 등의 탄성섬유 혹은 텐실, 레이온 같은 소재를 첨가하기도 하나 전통적 진은 100% 면직물을 말합니다.
최초의 진은 독일 출신인 리바이 스트라우스에 의해 18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금광의 광부들에게 입혀졌습니다. 막일을 하던 노동자들이 착용하는 작업복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도시에 사는 일반인들도 착용하여 평상복 개념의 옷으로 변한 것은 190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1950년대 중반, 미국을 시작으로 유행한 진은 이후 전세계 모든 젊은이들의 청춘을 대변하는 의상으로 퍼져 나갔고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주목할 만한 사회현상을 일으키며 다양한 유행의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77년 캘빈 클라인에 의해 미적 감각을 표현한 디자이너 브랜드 청바지가 처음 등장하였고 그 결과 진은 격상된 지위를 얻음으로 패션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유행은 반드시 새로 창출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커다란 선글라스, 헐렁한 재킷, 딱 달라붙는 청바지 등 오래 전에 유행했던 패션들이 약간의 변형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는 것을 복고풍이라 합니다. 특히 발목이 달라붙을 정도로 좁은 청바지는 가장 최근에 나타난 복고 패션입니다.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이 즐겨 입어 잭슨 바지로도 불리던 이 스타일은 지난해 세계적인 모델 케이트 모스가 입으며 다시 환생했습니다. 현재 유행의 흐름은 정장뿐 아니라 캐주얼도 몸에 붙는 슬림 라인으로 바뀌어가며 소비자들도 디자인적 감성이 강하게 표현되는 프리미엄 진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청바지는 이제 더 이상 캐주얼이 아닙니다. 청바지에도 명품이란 단어가 적용되는 시대입니다. 멋진 청바지란 컬러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체형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 가을 청바지로 자신의 개성을 돋보이고 싶다면 우선 다크 블루 청바지에 셔츠, 그 위에 초록색과 오렌지 계열의 스웨터나 재킷을 걸치는 스타일을 시도해 보십시오. 영국 시골 풍의 스타일을 내고 싶다면 사선이나 격자무늬의 모직 스웨터를 청바지와 함께 입는 것도 멋을 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청바지는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 스타일로 변하지만 그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화려한 자수에 번쩍이는 스톤으로 장식한 프리미엄 청바지를 입어야 유행을 따라가는 멋쟁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화되는 상의 색상과 어울리는 액세서리의 착용으로 멋진 패션을 창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만의 명품 청바지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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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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