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시장 어디로?

2006-07-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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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뚝 매물 급증

치솟은 값은 그대로

4년래 최고 모기지금리 큰 영향
“수요 줄었지만 가격 좋으면 거래”
향후 금리 등 냉각기 지속여부 결정


LA한인타운의 김모씨는 올 봄 소유하고 있는 콘도를 팔려고 내놓았으나 현재 3개월째 바이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3베드룸 콘도를 82만달러에 내놓은 뒤 한 두 명 바이어가 나서기는 했으나 모두 주택가격 동향을 좀더 지켜보자며 중도에 맘을 바꾸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김씨의 콘도는 지금은 리스팅 가격이 78만달러로 내려간 상태다.
지난 3월 발렌시아의 3베드룸 단독주택을 내놓은 이모씨도 아직까지 집이 팔지 못하고 있는 경우. 시세가 70만달러 정도인 이씨의 집은 처음에는 75만달러에 리스팅됐다가 한 달만에 결국 70만달러로 내렸으나 4개월이 지나도록 매물로 남아있다.
■거래 현황
주택 시장에 매물은 많고 거래는 뜸한 상황이 확연해지고 있다. 현장의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전하고 있는 위와 같은 사례들은 요즘 LA와 오렌지카운티, 인랜드 등 남가주 부동산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이 됐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리스팅이 나오자마자 복수 오퍼가 몰려 며칠새 팔려버리는 일이 다반사였으나 이제는 복수 오퍼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는 전언이다. 주말이면 곳곳에서 오픈하우스 팻말이 봇물을 이루고 잇고 매매가 안돼 3∼4개월만에 리스팅을 거둬들이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그렇다고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리스팅 가격은 여전히 지난해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오른 수준에 나오고 있다. 매물은 많아졌지만 가격은 그다지 내리지 않다 보니 바이어들은 좀더 지켜보자는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타이틀 관계자들에 따르면 LA지역의 경우 올 상반기 주택 매매 거래수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김종하 기자>

■모기지 금리

모기지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현재 주택시장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가 되고 있다.
6일 프레디 맥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 전국 평균이 6.78%로 올라 지난 2002년 5월 이후 4년만에 최고 수준을 다시 경신했다. 1년전 같은 시점의 30년 고정 평균 이자율은 5.62%였다. 변동 모기지 이자율도 상승세를 계속해 1년 ARM의 경우 전국 평균이 5.83%로 올랐다.
1년만에 고정은 1.16%포인트, 변동은 1.50%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50만달러를 30년 고정으로 융자하는 경우 연간 5,000달러 정도 많은 페이먼트를 부담하게 되는 셈이 됐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현재 주택 시장의 수요 자체가 죽은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리스팅 가격이 시세보다 높아서 그렇지 가격이 좋으면 거래는 얼마든지 성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주택 시장의 냉각기간이 지속될지 재 점화될지 여부는 결국 전반적인 가격 조정과 금리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발렌시아 뉴스타부동산의 에릭 민씨는 “투자용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급감했지만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준비된 바이어들은 꽤 된다”며 “단기적으로 여름방학 기간인 7, 8월부터 활발한 움직임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맥스 비-셀렉트의 지안나씨는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셀러들의 불안심리가 있는 만큼 오는 8월과 그 이후의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매물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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