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눌‘정혜결사문’에 담긴 뜻은

2006-06-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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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 강건기 교수 초청 특별 법회… 마음을 담는 법 소개

고려사는 7월2일부터 8일간 강건기 전북대 교수(불교철학)를 초청해 ‘한국 불교와 보조국사 지눌의 정혜결사’란 주제로 특별 법회를 갖는다.
이번 법회는 ‘수심결’, ‘진심직설’에 이은 고려사의 지눌 국사 강좌 시리즈 3탄이다. 강 교수는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 마음이 어리석어 중생된 자 마음을 깨달아 부처를 이루라’는 지눌 국사의 가르침을 마무리짓는 기회”라고 말한다.
이번 법회의 교재는 ‘정혜결사문’이다. 마음을 안정시켜(定), 지혜를 닦고(慧), 부처님 법대로 세상을 돌이키려는 운동(結社文)이라는 뜻이다. 지눌 국사가 25세 때 지은 자신의 첫 저서다. 고려시대 12∼13세기에 무신의 난으로 혼란에 빠졌던 불교를 바로 세우려는 의지가 잘 담겨져 있다.
특강은 ▲불교의 근본사상과 오늘의 세계 ▲한국 불교의 사상적 전통 ▲불일 보조국사 지눌의 생애와 사상 ▲깨침과 자비의 가르침 ▲수행과 참회 ▲믿음과 깨침에 근거한 닦음 ▲청정한 마음이 정토 ▲정혜결사와 신행생활로 구성된다.
일요일(2, 9일)에는 오전 11시, 나머지 날은 모두 오후 7시에 특강이 시작된다. 강의는 두 시간씩 진행된다.
강 교수는 “정혜결사문은 마음을 담는 법과 지침을 소상히 소개한 책으로, 바른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 모두가 본래 마음 자리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지눌 국사는 이 책에서 부처님 마음인 선(禪)과 부처님 말씀인 교(敎)가 둘이 아니라고 설파한다. 말씀은 마음의 표현이고, 마음은 말씀의 바탕이므로 두 가지가 합쳐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눌 국사의 이 가르침은 이후 한국 불교에 보조선으로 확립돼 전통이 됐다.
그럼 왜 이 시점에서 지눌 국사인가. 강 교수는 “지금이 본래의 마음과 나를 찾아 제대로 살아야 할 때인데, 지눌 국사가 그 방법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대는 물질은 발달했지만 자신을 잃고 살기가 쉽다. 인간 상실의 시대일수록 자기를 찾는 공부가 더 절실하다. 그래서 우주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아야 생명 존중 사상을 갖게 된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다른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환경과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이다.”
강 교수는 “지눌 국사의 사상은 800년 전 것이 아니라 지금 새롭게 음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특강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소는 500 N. Western Ave., LA, CA 90004. 문의 (323)957-0500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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