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척박한 인도에 말씀의 씨앗 뿌려요”

2006-06-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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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인도에 말씀의 씨앗 뿌려요”

글로리아 패트무니 목사가 인도에서 펼쳐온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척박한 인도에 말씀의 씨앗 뿌려요”

패트무니 목사의 신앙고백을 담은 책 ‘참새둥우리’.

■인도 사역 20년 한인 글로리아 패트무니 목사
공동체‘참새 둥우리’운영 무슬림과 생활·예배
“빵 위해 등록한 신자도 있지만 절대 강요 안해”

인도, 척박한 땅. 전기와 전화는 물론 그 흔한 볼펜도 없는 가난한 나라에서 한인 여성이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온몸으로 예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카르나타카 주의 주도인 방갈로르(Bangalore) 시에서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에 위치한 공동체 ‘참새 둥우리’(Sparrow’s Nest)의 안주인 글로리아 패트무니(64) 목사. 그녀는 남편인 조셉 패트무리(Dr. Joseph Patmury)를 따라 20여년전 이곳에 와 황량한 벌판에 작은 생명의 공동체를 시작했다.
각각 신부와 수녀였던 이들 부부는 이탈리아 로마의 울바니아 신학대학에서 선교학을 전공하며 만났다. 뜻이 통한 두 사람은 교황청의 허가를 얻어 85년에 결혼, 86년에 남인도에 들어왔고, 방갈로르에서 11년, 화이트 필드에서 3년 선교활동을 하다가 마침내 꿈꾸어온 대로 외진 시골마을 방가라페트에 둥지를 틀었다.
글로리아 패트무니 목사는 한국 광주 지역에서 ‘맨발의 성자’로 불리던 이현필 선생의 제자인 김준호 선생을 평생의 스승으로 모시다 이탈리아 울바니아 대학에서 유학중 남편을 만난 것. 이후 방갈로르의 세인트 피터 신학원에서 다시 아시아신학을 공부해 98년 한국의 기독교 교단으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았다. 남편 조셉 패트무리 목사는 케랄라 주 출신으로 4대째 신부를 배출한 명문 가톨릭 집안의 장남으로 결혼 후 남인도의 기독교 교단으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들에겐 올해 17세의 딸 인코(인도와 코리아의 앞 글자를 딴 이름)가 있는데 인코는 한국말을 포함해 8종류의 말을 다 구사할 수 있는 작은 통역사다. 그녀는 인코를 보며 “언어, 인종, 국적을 넘어 성숙된 ‘인간’으로 화합하여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싹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패트무니 목사 부부가 꾸려가는 ‘참새 둥우리’는 힌두교도, 무슬림, 시크교도, 기독교도, 사이바바교도 등 다양한 종교를 가진 이들이 6,000여평의 땅에 쌀, 라기, 옥수수, 콩, 감자 등 농작물을 재배하며 함께 예배하며 삶을 꾸려 가는 공간이다.
글로리아 패트무리 목사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인도를 변화시키는 일은 도무지 불가능해 보였다. 인도 정신으로 대표되는 ‘힌두트바’(Hindutva)는 종교적으로 ‘포용’과 ‘관용’을 중요시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완강한 계급제도와 배타주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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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은혜와 기적의 결실을 보기 전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삶을 나누는 과정은 끝없이 인내를 시험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기도 했다.
그녀는 “인도의 가난한 이들이 빵 몇 조각을 얻을 목적으로 기독교인으로 등록해 등록된 이들의 숫자는 불어났지만 내적 변화가 없는 것을 알게 됐을 때 크게 절망했다”고 밝히고 “한 영혼을 움직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값진 교훈을 얻은 이후 상대를 존중하며 강요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의 하나님을 증거하면 결과는 하나님께서 주관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참된 사랑만이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 패트무니 목사 부부는 가난하고 낮은 계급의 사람이나, 힌두 지도자나, 부유한 타 종교인이나 한결같은 존중과 사랑으로 대한다.
참새둥우리는 다행히 미국과 한국, 유럽 등지에서 후원하는 크리스천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재정적으로 허약하다. 글로리아 목사는 “작은 평화의 공동체인 이곳이 가난하고 순수한 영성을 지켜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작은 정성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Sparrow’s Nest 주소 P.B. No. 1, Indirangar, K.G.F. Road, Deshalli Post, Bangarapet 563162. India 글로리아 패트무니 목사 연락처 Patmury@hotmail.com

<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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