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식같은 와인 ‘입양’시키세요

2006-05-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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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와인 ‘입양’시키세요

‘칼슨스 와인’의 김경묵씨

우드랜드 힐스 ‘칼슨스 와인’가게 정리
그랑 크루 1등급 등 화려한 빈티지 세일

와인 샵을 운영하는 한인이 많지 않은데, 최근 두 분이나 와인 비즈니스를 정리해 왠지 마음이 섭섭하다.
허모사 비치에서 23년이나 ‘에이브스 리커’(Abe’s Liquor Store)를 운영해온 낸시 유씨가 얼마전 와인 샵을 팔고 은퇴하였다고 소식을 보내온 데 이어, 이번에는 우들랜드 힐스에서 7년반동안 ‘칼슨스 와인&리커’를 운영하던 김경묵씨가 최근 가게를 팔기로 했다고 전해왔다.
와중에 그나마 좋은 소식이라면 ‘칼슨스 와인’의 인벤토리가 너무 많아 그동안 보관해온 최고급 와인들을 저렴한 가격에 세일하기로 결정했다며 김경묵씨가 일부 목록을 보내온 것이다. 리스트를 언뜻 훑어보기만 해도 와인 컬렉터들이 좋은 와인들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것 같다.
원래 건축을 했으나 와인을 너무 좋아해서 와인샵을 시작했던 김씨는 최근 와인샵을 또 하나 인수하려던 계획이 어려움에 부딪치면서 마음고생 돈고생을 너무 많이 해 아예 와인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한동안 쉬기로 했단다. 때문에 두군데 업소를 계산해 쟁여놓은 인벤토리가 너무 많아서 새로 인수할 사람이 부담스러워 한다며 부득불 ‘자식같은’ 와인들을 내놓게된 경위를 설명했다.
김경묵씨가 갖고 있는 와인들은 실로 다양하고 화려하다. 보통 와인샵들이 캘리포니아 산을 압도적으로 많이 취급하고 있는데 반해 김씨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좋은 유럽산 와인을 많이 보관하고 있다. 그 자신이 보르도와 이탈리아 와인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인데 특히 보르도 와인의 경우 최고의 해로 평가받은 2000년산 와인을 굉장히 많이 쌓아두고 있다.
그랑 크루 1등급인 샤토 마고, 라피트 로쉴드, 무통 로쉴드, 오브리옹은 여러 빈티지를 갖고 있고 슈발 블랑, 피숑 롱그빌, 코스 데스투르넬, 물리네, 마르티넝, 린슈 바주, 막델렌느, 디켕 등 한인 와인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보르도 와인들이 즐비하다. 버건디 와인도 로마네 콩티 2병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그랑 크루를 갖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의 경우 97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비롯해 사시카야, 가야, 반피, 오르넬라야, 솔라야 등 여러 종류를 찾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 와인 또한 대단하다. 아주 좋은 해로 평가받은 97년산 나파 와인들이 엄청나게 많고(오퍼스 원 3리터 포함), 컬트 와인으로 알려진 하이츠 셀라와 폴 홉스, 할란을 비롯해 다들 리저브 급인 실버라도, 침니 락, 케이머스, 리지, 로코야, 라 시레나, 인시그니아, 도미누스, 스택스 립 와인셀라 캐스크 23, 샤토 몬텔레나, 퀸테사, 케익브레드 등이 빈티지 별로 즐비하다.
김경묵씨는 특별히 “2000년산 보르도가 워낙 맛이 좋아서 값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60달러 선에서도 맛있는 와인들이 많다”고 설명하고 지금 한창 맛있게 익어가고 있기 때문에 미리 구입해 놓으면 몇 년 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와인들은 6월말까지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칼슨스 와인 & 리커의 주소와 전화번호는 21900 Ventura Blvd., Woodland Hills, CA 91364, (818)426-4787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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