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처님도 입맛 다시는 ‘약이 되는 밥’

2006-04-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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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즐기는 초파일 음식

오는 5월5일은 음력 사월초파일. 어떤 뜻 깊은 날이건 먹거리가 빠지면 제대로 흥을 돋우기 어렵다. 사월초파일 역시 연등행사와 탑돌이 뒤를 따라 사람들의 흥을 돋워주는 건 다름 아닌 사찰을 찾은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절밥이다. 한국에서는 사찰마다 독특한 절밥이 있게 마련인데,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가서 이날엔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일 것 같다.
예로부터 사월초파일에는 각 사찰마다 ‘소밥’이라 하여 고기 반찬 없는 밥을 준비해 사찰을 찾은 손님에게 대접했는데, 이와 함께 나눠 먹던 음식들이 사월 초파일 음식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초파일 음식은 느티떡, 볶은 콩, 미나리 나물.
느티떡은 물을 내린 멥쌀가루에 어린 느티 잎을 얹고 팥고물을 켜켜이 얹어 쪄낸 떡. 언뜻 보기에는 팥 시루떡처럼 보이지만 느티 잎으로 향을 더해 그 맛이 색다르다. 느티떡에 들어가는 느티 잎은 4월에 새순이 돋아 잎이 여리고 부드러운 느티 잎을 사용해야 제맛이 난다.
또한 볶은 콩은 검은콩을 깨끗이 씻어 볶은 것으로 예전에는 노상에서 사람을 만나 이 콩을 전하면 불가와 인연을 맺게 되며, 미나리를 데쳐 예쁘게 돌돌 말아 만든 미나리 강회는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콜레라 등의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데서 이날 함께 나눠먹는 음식이 되었다. 사찰마다 모두 다르지만 느티떡, 볶은 콩, 미나리 강회 외에도 비빔국수, 녹두편, 화전 등 다양한 음식으로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하며 사찰을 찾은 사람들을 대접하는 것이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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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강회


◆미나리 강회
▲재료: 미나리 50g, 느타리 버섯 50g, 대추 20개, 초고추장(사과 간 것 1/4개, 고추장 1큰술, 식초 1큰술, 통깨 약간)
▲만들기: 미나리는 잎을 잘라내고 줄기만 소금물에 데친 후 헹궈 놓는다. 느타리버섯은 끓는 소금물에 데쳐 놓는다. 대추는 돌려 깎아 씨를 제거한다. 느타리버섯 위에 대추를 놓고 미나리 줄기로 감는다. 다 감은 후에 남아 있는 미나리 줄기를 속으로 밀어 넣어 마무리한다. 이밖에 호두, 양송이 버섯, 팽이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들어도 된다. 강판에 간 사과에 고추장을 섞고 식성에 맞게 식초를 넣은 후 통깨를 뿌려 만든 초고추장을 함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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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화전

◆화전
▲재료: 젖은 찹쌀가루 4컵, 진달래꽃 30개, 소금 1작은술, 더운물 1/2컵, 꿀 1/2컵, 식용유 2큰술
▲만들기: 젖은 찹쌀가루를 고운 체에 내린다. 더운물에 소금을 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고루 치대어 직경 5cm 정도로 둥글 납작하게 빚는다. 진달래꽃은 꽃술을 떼고 씻어 물기를 닦아 놓는다. 팬을 달구어 기름을 약간만 두르고 빚어 놓은 찹쌀을 서로 붙지 않게 숟가락으로 누르면서 지진다. 찹쌀이 익어서 맑은 색이 나면 뒤집어 위에 진달래꽃을 살짝 얹고 꿀을 고루 묻힌다. (진달래꽃이 구하기 힘들면 이곳에서 나는 식용 꽃을 이용해도 좋다)


봄에 먹으면 기운나는 사찰 보양식

새송이 버섯 깻국탕
▲재료: 새송이버섯 4개, 수삼 2개, 오이 1개, 참깨 가루 3큰술, 다진 대파 1작은술, 죽염, 포도씨유, 녹말물 (약간씩), 채수 4컵
▲만들기: 새송이버섯은 모양을 살려 잘라 살짝 데치고 오이는 어슷썰기를, 수삼은 편썰기를 한다. 팬에 포도씨유를 두른 다음 오이를 넣고 죽염을 넣어 살짝 볶는다. 채수에 수삼을 넣고 끓이다 새송이버섯과 오이를 넣고 계속 끓인다. 참깨가루와 다진 대파를 넣는다. 죽염으로 간을 한 뒤 녹말물을 풀어 농도를 맞추고 마무리한다.

녹차 영양 인삼밥
▲재료: 쌀 2컵, 녹차 잎 2큰술, 인삼 4뿌리, 죽염 약간, 들기름 약간, 양념장(고춧가루 약간, 간장 4큰술, 채수 4큰술, 들깨 1큰술, 들기름 약간, 다진 청홍 고추 1개분씩)
▲만들기: 쌀은 불려서 물기를 빼고 녹차 잎은 물에 불린다. 녹차물은 그릇에 받아두고 녹차 잎은 들기름에 달달 볶는다. 분량의 재료로 양념장을 만든다. 솥에 쌀과 인삼을 넣고 녹차 물을 부어 죽염으로 간을 한 뒤 밥을 짓는다. 밥이 다 되어 가면 녹차 잎을 올리고 뚜껑을 덮어 한김 죽인 뒤 마무리한다.

마 김말이 샐러드
▲재료: 마 1개, 김 4장, 채썬 대파 흰부분 1개분, 소스(간장 3큰술, 맛술 3큰술, 감식초 2큰술, 채수 1/2컵, 설탕 1작은술, 레몬 2조각)
▲만들기: 마는 껍질을 벗겨 세로 3cm, 가로 25cm 정도로 잘라 찬물에 15분 정도 담가둔다. 양념장은 레몬을 제외한 재료를 끓여 차게 식힌 후 레몬즙을 짜 넣는다. 마를 건져 물기를 없앤 후 도마에 김을 펼쳐 김밥 싸듯 싼다. 마 김말이를 한입 크기로 잘라 채썬 대파 위에 예쁘게 올린다. 소스를 곁들여 마무리한다.


두부 스테이크
▲재료: 두부 2모, 청경채 8개, 홍고추 2개, 녹차 기름(혹은 올리브 오일), 죽염 약간씩, 소스(인삼차 분말 3봉, 꿀 1작은술, 흑설탕 1작은술, 죽염 약간, 녹말물 2큰술, 물 1/2컵)
▲만들기: 두부는 1모를 4조각씩 내 소금에 살짝 절여 녹차기름 혹은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연한 갈색이 나도록 지진다. 청경채는 뜨거운 물에 데쳐 물기를 빼고 홍고추는 가늘게 채 썬다. 물을 끓여 인삼차 분말, 꿀, 흑설탕을 넣는다. 죽염으로 간하고 녹말물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지진 두부에 청경채를 한 개씩 올리고 소스를 뿌린 다음 홍고추 채를 올려 마무리한다.

<사찰음식에 두루 쓰이는 채수 만들기>
▲재료: 물 10컵, 원형으로 자른 무 1/3개, 마른 다시마 1장, 마른 표고버섯 2개, 마른 홍고추 2개, 대파 1개
▲만들기: 무 1/3개를 4조각으로 자르고 마른 다시마는 행주로 표면을 살살 닦는다. 마른 표고버섯은 흐르는 물에 헹구고 홍고추는 꼭지를 떼어내고 대파는 뿌리까지 씻는다. 표고버섯의 기둥과 대파의 뿌리는 제거하지 않는다. 커다란 냄비에 물과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10-15분 후쯤 다시마를 건져낸다. 국물이 갈색이 되면 불을 끄고 모든 재료를 건져내 체에 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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