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캘리포니아식 비빔밥·갈비찜…

2006-04-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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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치 아셰(AXE)

들어서자마자 한 눈에 들어오는 오픈 키친, 디자이너의 절제된 미니멀 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의자, 키친, 장식품, 그 어느 것 하나 군더더기가
없다. 콘크리트 바닥과 하얀색의 회벽칠,
딱 떨어지는 의자의 선 등. 역시 아-셰(AXE),
음식만큼이나 모든 것이 한마디로 정의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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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식당 아셰.


신선하고 푸짐한 야채가 중심
다양한 민족의 음식을 ‘재해석’
심플한 분위기에 와인 한잔 딱

‘심플’심플하고 세련된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이곳 오너의 이미지와도 동일하다. 거의 모든 재료들을 인근 파머스 마켓에서 직접 사와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요리조리 모양을 낸 음식이 아니다. 신선하고 좋은 오개닉 야채들을 중심으로 한 많은 요리들은 그 자체의 맛만으로도 훌륭하다. 입안이 개운한 음식들이다. 속이 기름으로 찬 듯한 음식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아주 적당한 레스토랑. 베니스 비치의 세련된 골목인 애보트 키니(Abbot Kinney)의 마지막 즈음에 자리잡고 있다.
아셰(AXE)라는 의미는 포르투갈 언어로 ‘신의 파워, 여신의 파워’라는 의미라고 한다. 하지만 이름 그대로 레스토랑을 무슨 신전 정도로 오해할 필요는 없다. 런치 타임에는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창가에는 갓난아기들을 데리고 온 한 그룹의 젊은 엄마들이 차지하고 나른한 런치를 즐기는 모습이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에는 아티스트로 보이는 손님.
모든 음식이 담아져 나오는 그릇들은 풍성하고 넉넉하다. 기본적으로 그린샐러드에 본인이 선택하여 작은 피클스타일의 재료를 첨가할 수 있다. 오이, 비트, 페넬 등 잘게 채 썰어서 심심하게 피클된 야채들이 샐러드의 맛을 돋운다.
아셰의 보울(bowl) 디시는 다른 음식만큼이나 유명하다. 큼직한 보울에 브라운 라이스가 기본으로 하여 각종 야채들이 같이 나온다. 여기에 취향대로 연어나 또는 치킨을 선택하면 된다.(8달러)
그리고 소스는 참기름을 살짝 섞은 타이소스라고 해야 하나. 우리의 한국 비빔밥을 흉내낸 듯한 모양이다. 하지만 매운 고추장양념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제격이다.
수프는 보통 작은 보울의 수프라고 생각하면 큰일이다. 비빔밥 담은 정도의 큼직한 그릇에 수프가 담겨져 나온다. 가장 인기있는 샐러드로는 엔다이브 샐러드가 있다. 워터크레스와 사과 그리고 카라멜라이즈된 피칸까지 곁들여 나오는 맛이 평범하지 않다.
이 음식 저 음식을 다 맛보고 싶은 손님들은 저녁 때의 타파스 스타일을 시도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4가지 종류 이상의 타파스 스타일의 디시(18달러)를 오더하면 공짜로 와인 한잔이 나온다고 하니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닌가. 자주 바뀌는 메뉴 때문에 이 맛 저 맛을 다 볼 수 있다고 한다.
오색의 야채와 함께 나오는 생선요리, 우리 갈비찜처럼 뭉근하게 조려서 나오는 갈비찜(물론 한국요리가 아닌 캘리포니아식 요리),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지만 신기해 보이는 파전(12달러)이 메뉴에 들어있다.
이곳을 한국음식을 흉내낸 곳이라고 상상하여 찾아간다면 오산이다. 캘리포니아 음식이라는 말 그대로 다양한 민족들이 어울려 사는 이곳의 특징인 여러 나라의 음식을 캘리포니아 식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음식으로 만들어낸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와인리스트, 레스토랑의 특징대로 아주 헤비한 야채중심의 음식에 잘 어울리는 와인들을 갖추도 있다. 사케 또한 리스트 중의 한가지이다.
애피타이저부터 시작해서 메인 디시까지 섭렵하다보면 빈자리가 없겠지만 하우스메이드의 디저트를 절대 넘어갈 수는 없다. 민트 아이스크림, 진저 아이스크림, 직접 만들어서 나오는 아이스크림 트리오는 적당히 단맛이 입을 개운하게 정리해준다. 그리고 브레드 푸딩은 미국할머니가 만들어주는 듯한 맛이라고 해야 적당할 듯하다.
실속파들을 위한 제안. 일요일 저녁의 메뉴와 가격이 25달러로 정해진 메뉴(fixed menu)를 시도해 볼 것, 그리고 브런치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서 다양한 메뉴가 온 가족을 즐겁게 할 것이다. 팬케익(10달러)을 먹고 싶은 아내와 두부 부침에 미소국에 밥(8달러) 말아먹고 싶은 남편까지, 모든 이들을 위해 준비된 브런치 메뉴도 특별하다.
주소와 전화번호는 1009 Abbot Kinney Blvd. Venice, CA 90291, (310)664-9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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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와 브라운 라이스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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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샐러드와 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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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푸딩 디저트.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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